자유 아들과 단둘이 ”추억“을 만들러 가서 ”최악“을
아내의 허락은 물론이고
첫째 유니폼 까지 사라고 돈까지 주길래
너무 좋아서 오늘 아들의 써드킷까지 샀습니다.
오전에 가족 넷이서 동네 축제에가서
어린이집에 제출해야될 가족 사진도 찍고,
비가오는데도 불구하고 힘들텐데
경기장 가는동안 차에서 낮잠을 자준 아이에게
감사했습니다.
그 비를 뚫고 유니폼과 아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을
사고 경기장에 들어가서 아들과 단둘이 앉아 경기장을 바라보니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래! 내가 아들이 보고싶다고 해서 고생고생해서
아들도 나도 좋아하는 축구보러 왔으니 잘했구나"
라고 행복하게 축구를 봤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젤리도 맛다시도 나누어 드리고
계란도, 홈런볼도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심판에 화가나고 제르소가 퇴장당해 화가나고
무고사가 골넣어서 기뻐했고
두골 먹혀서 아쉽기도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뛰어주는 선수들
그리고 s석이 아닌 테이블석 앞쪽에 있었지만,
테이블석 뒤에서 가족들과 함께
열심히 응원하시는 분들 보면서
아들에게 끝까지 열심히 응원하자고 응원했습니다.
마지막 5분이 남았을때
아들도 힘들어 했지만,, 잘 다독여 가며
할수 있다!!! 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이 울렸고,
물병이 날아들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물병들이 경기장으로 던져지는 순간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언어적, 행동적 폭력을 행하는건
올바른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을 사랑하고 인천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응원하시는 분들이
"우리의 경기장"에 물병을 던지는걸 보고
할수 있는 말이 있을까요..?
그것말고도 주변에 있는 어린 친구들이 그 모습을 보고
본인이 먹고있던 음료수를 던지고 쓰레기를 던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힘들어 하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아서 선수들에게 들렸을지는 모르겠지만,
괜찮다고, 힘내라고 소리치고 왔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네요.
우리 아이에게
축구를 통해서 우리 인천이라는 팀을 통해서
즐거움과 슬픔을 배우고,
누군가를 응원하는 법을 배우고
축구를 사랑하는법을 배우고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쉬움을 배울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일부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 습득할 수 있는 아이에게..
오늘의 사태는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 시킬수 있을까요?
아이가 어려 아무것도 모르는것 같지만,
금방 배우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빠르기 때문에,
아빠인 저도 매일 하루에 몇번씩 제 행동에 대해서
반성하고 고민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또한 오늘 아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리치고 화도내고 조금 부정적인 말들을
한것에 대해 반성하고 조심해야 겠다고 생각이 드네요
저는 정말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우리 가족들과 계속 경기장에 갈 생각입니다.
오늘 경기장에 있던 모든 분들중에
응원하면서 과격한 행동을 했다면,
한번 고민하고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떠한 팀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그냥 응원할 팀이 없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응원하고
사랑하는 팀이기에...
비가 내리는 고속도로에서
한시간 넘게 운전하며 돌아오는 길에
옆에서 오늘 "인천 김도혁"을 부르지 못해
아쉬워서 차에서 계속 "인천 김도혁"을 부르는
아들에게
"그럴 수도 있지! 우리 다음 경기에는 더 열심히 응원해서
인천 김도혁 꼭 부르자!" 라고 이야기 해주니
"인천은 강한데!" 라고 대답해주니
아들에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집에와서 남편과 아들이 티비에 나오나 안나오나
기다려준 아내와 함께 소주 한잔 하며,
오늘의 나쁜 기억은 잊어보려 합니다.
매일매일 인천옷을 입고 출퇴근 하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겠지만,
그래도 "인천은 나의 자존심"이니
더 성숙한 응원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려 합니다.
오늘 경기장에 있었던 일이,
눈물이 핑 돌만큼 우울하고 아쉽고,
속상해할 선수들을 생각하니,,,
말이 길어졌습니다....
오늘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데도 불구하고
경기장에 오셔서 응원하신 모든분들 고생하셨습니다!
남은 주말 가족과, 친구들과 행복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