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스압) 이명주는 무색무취 미드필더

딱히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왜 저러지 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 쓸까 말까 고민함

그럼에도 나이와 중원 조합을 이유로 들었다지만 무색무취다 등의 약간은 저평가 받는 여론? 마저 느껴졌기에 누구나 인정하지만 동시에 간과할 수 있는 우리의 캡틴 이명주의 중요성을 피력해 보고 또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계시다면 그 분들이 이명주를 평가하는 시선은 어떤지 궁금해서 글을 쓰게 됨

무고사의 득점 순간을 복기해 보면 제르소가 라인 끝에 걸린 공을 살려내 최우진에게 내주고 최우진은 패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선수에게 사이 패스를, 패스를 받은 선수는 중앙에 프리로 위치한 신진호에게, 신진호는 김보섭에게, 김보섭이 무고사에게 연결한 공이 무고사의 하프 발리 슛으로 이어지는 이 과정까지가 하나의 득점 시퀀스라고 봄

여기서 최우진의 패스를 받기 위해 침투해 들어간 선수가 바로 이명주인데 후반에 들어서 3선으로 내려와 신진호와 투 볼란치 형태로 자리 잡고 중앙에서도 주로 오른편에서 움직이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음

그런데 이후 골 장면에서 최우진의 패스를 받기 위해 이명주가 뛰어들어간 공간은 본인이 머물던 오른편에서 신진호를 지나쳐 반대편인 왼쪽, 거기서도 깊숙한 엔드라인 지역이고 여기서 알 수 있는 이명주의 장점은 패스를 받기 위한 좋은 포지셔닝과 넓은 활동 범위라는 점임

이명주의 플레이를 보면 불필요한 터치 없이 간결하게 내주는 패스와 움직임을 이용해서 공을 쉽게 빼앗기지 않기 때문에 팀의 턴오버를 줄이고, 패스를 받기 위해 선수 사이로 움직이고 리턴 내주는 플레이를 유지해 주면서 우리가 공을 소유했을 때 패스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게 만들어주는, 흔히 이야기하는 미들에서 볼이 돌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생각함

현재 우리 스쿼드에서 수비 지역을 커버하면서 공격 지역에서는 숫자 싸움에 가담해 주고 골과 직결되는 유의미한 패스를 넣어주기도, 혹은 직접 침투해 들어가는 역할까지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선수로 누가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김도혁을 제외하고 쉽게 떠오르는 선수가 없을 거임

눈에 보이는 공격포인트 보다 경기장 안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인천에서 유일무이하다 싶은 선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데

이명주가 없다고 가정하면 과장 조금 보태서 암흑기 시절 3분 걸려 볼 빼앗고 좋지 못한 포지셔닝과 부정확한 트래핑으로 패스 두세 번을 연결 못해서 10초 만에 턴 오버, 다시 수비하러 뛰어다니는 인천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함

덧붙여서 이명주와 닮은 군더더기 없는 패스워크에 슈팅력까지 인천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던 선수가 이강현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많이 안타까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