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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참다참다 쓰는 현 참사의 이유(feat. 대표-단장 보드진의 책임)

title: 2023 ACL TAKE-OFF(H)관망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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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다녀와서 항상 혼자 생각해 왔던 바를 써야겠다 싶어 끄적여봅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고 그동안 생각해 왔던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 의견이 대단히 격하고 다를수도 있습니다. 

 

1. 미증유의 사태
이번 인천은 미증유,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없었던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등 위기가 많았고 살아남았지만, 이번만큼은 다릅니다. 인천은 항상 강등 타이밍에서 빠른 결단을 내리며 살아남았습니다. 감독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잡았고, 여름에 부족 포지션에 어떻게든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감독 교체 타이밍은 가장 느리고, 영입은 하나도 없습니다. 인천 잔류의 역사가 증명했던 공식이 현재는 모두 빗나간 것입니다. 
 

더욱이 신임 최영근 감독은 ‘가장 늦은 타이밍에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하는’감독이 되고 있습니다. 이게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아실 겁니다. 

 

2. 대구와의 차이
대구는 4월 전임 최원권 감독이 사의를 표했고, 빠르게 박창현 신임 감독을 데리고 왔습니다. 9라운드 시작 전 부임했고 순탄치 않았지만, 어쨌든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뿌리내리게 할 만한 시도를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구가 그로 인해 실적까지 내고 완벽한 반전을 했다는 건 아니지만 초반 감독이 요구하는 축구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고 과정만 인상적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강등권을 전전하면서도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상과 현실을 실전에서 보면서 수정할 수 있는 시간, 선수들이 감독의 철학에 녹아들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영근 감독은 ‘가장 늦은 타이밍에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하면서 생존이라는 결과도 내야 하는’역대급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3. 밸런스가 붕괴되어 있는 스쿼드
현재 인천이 고전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밸런스가 크게 붕괴되어 있는 스쿼드입니다. 시즌 초중반 내내 나오던 쓰리미들 문제는 최영근 감독의 축구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임때는 ‘투미들의 숫자 부족과 윙백들의 유기적 스위칭 플레이 부족으로 상대 중원에게 두들겨 맞는’것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3미들을 쓸 수 없는 스쿼드에서 3미들을 사용함으로 인해 발생되는 선택의 제한’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부각되는 문제는 다른데, 원인은 같습니다. 중앙에 기용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는 것에 있습니다. 현 스쿼드 상 5명의 중앙미들 중 2명이 원활히 기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거나(음포쿠)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아웃(문지환)이다보니 매 게임 이명주-신진호-김도혁이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부상 이후 심각한 폼 저하와 에너지 레벨 다운을 경험하고 있는 신진호는 과거 기억을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최영근 감독 부임 이후 두 게임 동안 전성기 시절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다 휴식기 이후에도 회복은 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거기에 킥력도 사라졌습니다. 

결국 공격에서는 후방 딥라인 플레잉메이커, 수비에서는 피보테를 해야 하는 신진호의 활동량에 한계가 오다 보니 이명주 김도혁은 이것까지 커버하느라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교체할 선수가 없습니다. 선택의 폭이 없는 것입니다. 후반 에너지 레벨이 크게 떨어져서 킥도 못하고 패스도 잘 못하고 그냥 공 받아서 옆으로 연결해 주는 역할만 하고 있어도, 공수의 기점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해도 피치 위에 그냥 둘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더욱이 이번 김천전은 음포쿠 제로톱으로 나오면서 아예 3명의 중앙은 거의 풀게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강요됐죠.

델리 부상이 없다면 건희를 피보테로 한칸 올리는 것도 생각해봄직 하지만 이 또한 델리의 부상으로 선택이 제한된 상태입니다.
사실상 5명의 중앙 자원을 스쿼드에 두고 1피보테 1볼란치(혹은 1박투박) 1공미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적인 한계나 폼 저하, 부상이 올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임때는 하고 싶어도 못했고, 후임 때는 하고 있는데 사단이 나면 대처할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이게 모두 밸런스가 붕괴되어 있는 스쿼드 때문입니다.

 

4. 밸런스를 생각하지 않은 방출
스쿼드의 밸런스가 붕괴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나오지도 못하는 고액 연봉자들은 많고 팀 연봉 비중의 상당량을 네임밸류 있는 선수 몇 명에게 때려박았기 때문입니다. 

중앙에 기용될 수 있는 선수가 7명에 1년만 지나면 한명 더 돌아오는(김준범) 상황을 생각하지도 않고 ‘어머 이건 사야돼’를 시전한 결과입니다. 

결국 한 명은 13억 2천이라는 연봉을 받으면서 특정 상황이 아니고서는 사용하기 까다로운 선수로 판명났고 한 명은 기억을 잃어버린 과거의 mvp급 선수가 되고 있는 중입니다. 

제르소 무고사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기여한 바가 있으니 차치한다손 치더라도 여기에 몇몇 비효율 계약이 엮여 결국 올시즌 추경이 깎이니 급여를 줄여야 하는 사태를 초래했고 ffp규정을 지키기 위해 유일하게 하나 있던 9번 서브 천성훈을 팔아야 했습니다. 1군에서 기용 가능한 중앙미들 5명을 내보내고 3번을 초래한 것에 이어 이제는 ‘무고사의 부상이나 체력 저하, a매치 차출로 인한 공백’에 대처를 할 수 있는 방법마저 스스로 없애버린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전문 풀백 없는 스쿼드를 받아들고 포백을 시전하는 감독이 애처로울 뿐입니다.

윙백이 없어서 김도혁을 사이드로 돌리는, 선수도 팀도 팬도 전혀 행복하지 않은 역대급 실패를 자초한 궁여지책을 쓰는 사태를 초래한 오재석-권한진 트레이드는 지금 생각해도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5. 팀 대표와 단장이 초래한 위기
이 모든 위기는 당시 조성환 감독이 요청한 바가 있다 하더라도, 현장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더라도 보드진이라고 할 수 있는 팀 대표와 단장의 결정이 초래한 것이라고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음포쿠와 같이 선수의 밸류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페이롤에 가중만 준 영입이나, 사이드의 대안도 없이 윙-풀백자원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을 서른 후반에 접어드는 센터백으로 바꾼 과정,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필요하지 않았던 신진호의 영입 결정은 보드진에서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었던 문제였습니다. 


아챔을 나갔던 시즌이 끝나고 5위로 시즌을 마감한 뒤 스쿼드를 재편하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겨울에도 여름에도 인천은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냉정하게 팀의 생존을 위한 판단을 해야 하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주에게 가서 “감독을 경질할 거면 나도 같이 나가겠다”, “올시즌은 곧 죽어도 계약기간 지켜야 한다”라며 방향감각을 상실한 구단 대표의 입장. 이제는 카운트다운이 눈 앞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기회를 줘야 한다며 한달을 날려버린 선택도 보여줬습니다.
 

최측근에서 선수-코칭스태프 시절 강등 위기를 이겨냈던 경험과 역사를 발판으로 냉철한 판단을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팀 단장은 현재의 미증유의 위기를 초래했다고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더욱이 여기에 무고사의 복귀로 인해서 선수단 급여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발생했을 때 이것에 대한 별다른 해결책 없이 추경 해줘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천 축구 역사에 오명으로 길이 남을 대표적인 사건을 그저 좋은 게 좋은 걸로 무마하기 급급한 행정까지. 

 

결국 밸런스가 붕괴된 스쿼드를 가장 늦게 물려주며 시간을 두고 다른 축구를 해 볼 겨를도 없이 과정과 결과를 단기간에, 순식간에 바꾸도록 한 것은 팀 대표와 단장을 위시한 보드진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천 축구의 역사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을 장식한 보드진의 그동안의 노력과 헌신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프로는 적자생존이고 결국 생존하는 결과를 맞이하지 못하면 앞선 모든 영광의 순간은 어제 내린 눈처럼 사라져버릴 뿐입니다. 그만큼 공과 사는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낭만과 로망, 의리와 우정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조롱과 함께 2부로 떨어지고 많은 대중들에게 인천유나이티드가 뇌리에서 사라지면, 남는 것은 늪과도 같은 구렁텅이를 헤쳐 나가야 하는 팬들 뿐입니다. 

 

결국 기적을 기다려야 하는 현재가 참담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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