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인증 후기) 늘 그래왔듯 우린 다시 정답을 찾을것이다
그동안 코로나 시국도 껴있고 하다보니 상암 원정은 진짜 오랜만이었는데
전세계에서 우리를 가장 미워하고 증오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제발로 들어간다는 특유의 긴장감, 비장함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여서 뭔가 반가웠음 ㅋㅋ
모처럼 배가 땡길 정도로 목청 터져라 응원가 부르며 열정적으로 섭팅함
다들 무고사의 인천에서의 마지막 경기라는걸 직감했는지 평소보다 사람들 엄청 많이 옴
합정역 오니까 여기가 숭의인지 상암인지 헷갈릴 정도
전반전은 진짜 실망스러웠음
자꾸 넘어지고, 중원싸움 밀리고, 골대도 3번이나 맞고 불안불안하더니 결국 선제실점 당하고
무고사가 떠난다고 하니 선수단 전체가 사기가 떨어진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몸이 무거웠던 모습
후반전도 쉽지 않겠다 생각하고 질수도 있겠다 마음의 준비했는데
다행히 후반전부터는 김보섭이 활로를 열고 다른 선수들도 대오각성해서 한발 더 뛰는 모습이 나오고 마침내 이명주의 동점골까지
동점골 이후 10분~15분은 선수들 경기력도 원정석 분위기도 진짜 근 10년 이래 최고로 열정적인 분위기 ㅋㅋㅋㅋ
천둥박수도 지축이 울릴 정도로 찐으로 큰 소리 나오고
결국 그 기세를 못살리고 역전골까지 못나온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불리했던 분위기를 뒤집어 적지에서 1점을 따왔으니 이 정도면 최선의 결과로 여기기로
끝나고 무고사가 인사하러 오는데 그제서야 떠난다는게 실감이 났음
언젠가 이별의 순간이 올거라는건 받아들이곤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급작스럽게 헤어질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슬프고, 아쉽고, 뒷일이 걱정되고
솔직히 말하면 지금이라도 협상이 결렬돼서 다음 경기부터 바로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지만
뭐 라돈,데얀,유병수부터 시작해서 최근엔 문선민까지 이런 일 한두번 겪는것도 아니고
축구선수로서 커리어의 위기를 겪던 무명의 이십대 청년이 인천에 와서
클럽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조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한 여자의 인생을 책임지는 남편으로
두 아이의 인생을 책임지는 아버지로
성장해서 떠나는거니 한편으론 뿌듯하고 자랑스럽기도 해서 최대한 웃는 얼굴로 박수로 보내주고 싶음
일본에서도 보란듯이 성공해서 다시 돌아오길
우린 늘 그래왔듯 다시 정답을 찾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