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어젯밤 가위눌린 썰 푼다.
어젯밤 한밤중에 눈이 떠져서 폰질하면서 뒹구는데 다음에 열린괴담회라는 데가 있더라고. 왜 카페앱에 컨텐츠 노출해 주는 거 있잖아.
한 개 두 개 보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가버렸단말임. 또 내가 귀신이야기 이런거 들으면 '그럴수도 있겠지' 하는 사람이거든.
어쨌든 아침에 출근을 해야 하니 잠을 청했는데,
잠이 살풋 들려는 찰나에 뭔가 웅성거리는 듯 하더니 아주 또렷하게 '재밌어?' 하고 여자 목소리가 들리는 거야.
식겁해서 눈을 떴는데, 떴다고 생각한 거였어. 눈앞에 분명 내 방이 보이는데 실제보다 어둡고 흐릿해. ㅈ됐다. 가위눌렸구나 싶었지.
일단은 무서워서 내 왼쪽에 누운 신랑 손을 잡았어. 이거 빨리 깨야 되는데 싶어서 신랑 손을 꼭 잡았는데,
분명 왼손으로 신랑 손을 잡았는데, 오른쪽 손에 악력이 느껴지는거야.
비명을 지르는데 가위 눌렸으니 당연히 소리는 안나고, 오히려 그럴 수록 오른손에 잡힌 손아귀 힘이 점점 더 세지더라고.
마지막엔 손이 터지는 줄 알았어.
헌데 그쯤 되니까 속에서 '요것봐라?' 싶어지는거야. 일단 나오지도 않는 비명 그치고 몸이랑 손에 힘을 풀었어.
그랬더니 손을 꽉 잡았던 힘이 풀리더라고.
그 틈에 '산사람 죽은 사람 있을 곳이 다른데 왜 여기 있느냐!!' 하고 말했어.
가위 눌리는 중이니 실제 소리내어 말하진 않았겠지만, 난 분명히 말했음.
이건 진짠데, 그러니까 갑자기 눈 앞이 밝아지면서 가위가 풀리고 깨어나더라고.
일어나서 오른손 주무르는데 그때까지 통증이 남아있었어. 신랑은 암것도 모르고 자고 있고.
'이 집에 뭔가 있다' 싶은데 순간 '내 식구 건드리면 귀신이고 나발이고 작살내버린다 ㅅㅂㄻ'하고 발끈 화가 나서 씩씩거리다 잠깐 자고 출근함.
안그래도 성당 가야지 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신앙회복 동기부여됨. 내 집구석 얼씬거리는 거 있으면 십자가와 성수로 작살내버릴거임.
잠자던 나의 호전성에 귀신이 불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