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사 '김천 철벽 수문장' 김동헌.. "내 몫 다했다" 친정에 비수 꽂을 뻔
승부차기에서도 인천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무고사의 킥 방향을 읽어내며 긴장감을 줬고, 세 번째 키커 최우진의 슛을 선방하기도 했다.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동헌은 "오랜만에 인천 팬들을 만났는데, 이름을 많이 불러주셔서 기분이 이상하기도 했다"며 "경기는 졌지만 나는 내 몫을 다했다"고 뿌듯해했다.
지난해 인천 유니폼을 입고 리그 24경기에 출장한 김동헌은 12월 입대했다.
내달 전역을 앞둔 '말년 병장' 김준홍, 강현무 등에 밀려 올 시즌 리그 경기 출장은 전무했다.
김천 데뷔전에서 친정 팀에 비수를 꽂을 뻔한 셈이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경기에 앞서 "(김준홍과 강현무가 없는 상황에서) 김동헌이 1번"이라며 믿음을 보냈는데, 이에 대해 김동헌은 "그렇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하다. 김천이 승점을 잘 쌓아 놨는데, 더 열심히 해서 순위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인천의 주장 완장을 찬 무고사가 다가와 김동헌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야속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김동헌은 "(승부차기에 들어간 뒤) 각 선수가 선호하는 페널티킥 방향이 얼핏얼핏 생각나서 바로 따라갔는데, 방향이 다 맞아서 신기했다"며 웃었다.
조성환 인천 감독도 김동헌에게 다가와 "너 그러다가 팬들한테 혼난다"는 농담 섞인 경고를 했지만, 눈부신 활약을 펼친 제자에 대한 뿌듯함과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조 감독은 경기 전 "(김동헌이) 알아서 잘할 거다. 내년 6월이면 팀으로 돌아온다. 오늘 경기에서만 좋은 활약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묘한 미소를 지었지만, 김동헌의 선방에 하마터면 16강에서 짐을 쌀 뻔했다.
김동헌은 "오늘 경기에서 이기셔서 괜히 그러시는 것 같다"며 웃은 뒤 "앞으로 다치지 않고 더욱 성장하겠다. 인천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 서기만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종균 ljk@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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