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모두들 무사안녕히 지내십쇼
연탄불 피울 것 같은 제목인데 그런 건 아닙니다.
전 이제 일본으로 갑니다.
직장도 일본에 구해놨고, 아내도 일본인에 한국어가 서툴러서, 가면 아마 은퇴할 때까지는 일본에 있어야 할 거 같아요.
이제 경기장에서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날은 1년에 한두 번? 2년에 한 번? 잘 모르겠네요.
친구들 붙잡고 많이 울었더랬죠. 사실 일본에 가기 싫다고, 여기 있고 싶다고, 참 많이 울었는데,
한국에서는 일이 안 구해지고, 일본어는 할 줄 알고, 아내는 일본에서 멀쩡히 직장을 다니고 있으니, 제가 일본으로 가는 선택지밖에 없더라구요.
참 기구합니다.
제가 인천 유나이티드 경기를 챙겨보기 시작한 것도,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였거든요.
향수병에 술독에 빠져사는 저를 구해준 게 인천 유나이티드였습니다.
축구에 관심은 있었죠. 해외축구만 봤지 K리그를 보지는 않았지만, 내 고향 팀 응원해보고 싶더라구요. 그땐 진짜 뭐라도 안 하면 죽을 거 같았어요.
그렇게 시작한 응원에, 강등권으로 오가니 애절하잖아요.
그뒤로 워킹홀리데이가 끝나고 귀국한 후엔 거의 모든 홈경기를 직관했습니다.
저를 구해준 팀이라고 생각해요.
평생 함께라고 생각한 팀을 제가 스스로 떠나게 되네요.
이 글의 끝을 어떻게 내야 할 지는 모르겠네요.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응원하는 놈이 한 놈은 있다, 뭐 그렇습니다. 아챔 해서 일본팀이랑 엮여주시면 열렬하게 태극기, 인유 담요 휘날리며 응원해볼게요. 제발 오직 아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