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뒷북 후기
경기 중일때는 보면서 솔직히 정말 답답했고 불만이 많았었는데(우리가 거의 80분 넘게 사람 한명이 많은 상황이었으니)
막상 경기 끝나고 난 뒤엔 딱히 누가 못했다고는 생각이 안들었었던 희한한 경기
그냥 다 각자 자기몫 잘해줬음
여름, 이명주, 이용재, 홍시후 같은 영입된 선수들도 잘해줬고
송시우, 민경현 같은 교체된 선수들도 잘해줬고
김도혁, 무고사, 이강현 같은 기존 선수들도 잘해줬고
그런데도 어제 경기 자체는 뭔가 잘 안풀리고 답답하다고 느껴졌던건
그만큼 우리가 그날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는것 + 그만큼 수삼도 만만한 팀이 아니라는것 + 그만큼 올시즌도 치열하겠다는 의미로 느껴졌음
그래도 여러 악조건(시즌전 코로나 이슈, 추운 날씨, 선수들 부상) 속에서도 꾸역승을 거뒀다는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
높은 순위에 오르기 위해선 팀 상황이 좋은 컨디션이 아니어도 꾸역꾸역 승점을 쌓는 습관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
올시즌 강등팀 자리가 하나 늘어난만큼 오늘 수확한 승점 3점은 앞으로 치뤄질 레이스에서 두고두고 큰 자산이 될 것
경기와는 별개로 어제 날이 추워도 너무 추워서 솔직히 경기 자체는 눈에 안들어왔음
그냥 골이고 나발이고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이 생각이 솔직히 가장 컸었던... ㅋㅋㅋㅋ
특히 어제는 지난 13년간 서포팅 인생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같이 직관을 갔던 날이라
추울까봐 걱정이 돼서 신경 쓰느라 더 눈에 안들어왔던듯
전반전까지만 해도 그래도 그럭저럭 버틸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하프타임때 잠깐 눈발이 날린 이후로 급격하게 기온이 내려가는 바람에
나름 대비를 한다고(패딩,머플러,핫팩,장갑 등등) 했는데도 정말 추웠음 ㅋㅋㅋㅋ
전부터 같이 있을때 축구 얘기(인천)를 종종 하다보니 궁금해 해서 한번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오늘 같이 간 거였는데
괜히 죄 지은 느낌이 들어서 처음엔 장갑이랑 무릎담요만 빌려줬는데, 후반전부터는 핫팩에 코트까지 벗어줌
나중엔 너무 미안해서 75분쯤 됐을때 그냥 가자고 얘기까지 했었는데 만약 진짜 갔었으면 큰일날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고생한 만큼 생애 첫 직관에 92분 극장골 승리라는, 좀 처럼 겪기 힘든 추억을 만들고 가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아무튼 앞으로 평생 진짜 잘해줘야겠다고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