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소신발언) 선수가 빡친게 중요한가? 그리고 그것만 중요한가?
1. 선수와 팬의 관계를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간의 관계, 레이션십이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서로가 상호 존중하지 않는 관계라면 이는 길어질 수 없고 또 돈독해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일방적인 관계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2. 팬이 막말을 하고 비난을 서슴지 않으며 선수에게 욕을 했다는 것은 매우 일방적인 관계의 결과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원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만을 앞세운 존중이 없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비판, 아니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3.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선수가 화를 내는 것 또한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돌이켜 보면 선수 또한 의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선수는 자신의 가치 이유인 팬이 원하고자 하는 것을 충족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고 그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선수가 이를 방기한다면 지적을 받고 비판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4.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저는 선수가 팬들의 반응을 보고 화를 내며 돌아서는 행동에 대해 개인적으로 굉장히 실망을 했습니다. 우선 팀은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고 합당한 패배를 당하지 못했습니다. 무조건 패배를 했기 때문에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인한 비판도 있었습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듣기 좋은 비판만 여과해서 들을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도에 지나치는 지적과 비난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도 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그것이 완벽히 사라질 것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온전히 하루를 버려 자신들이 뛰는 90분 경기에 투자를 한 팬들을 생각한다면 다소 과도한 비난을 받았다고 하여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김광석 선수든, 이명주 선수든, 누구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5. 우리는 지난 강원 홈에서 0-1로 패했지만 욕이나 비난은 하지 않았습니다. 끝나고 찾아 온 선수들을 따뜻하게 맞이했고 인천은 나의 자존심이라는 노래로 화답했습니다. 이번 김천 원정은 패배했다고 욕한 것이 아니라 선수의 의무를 다하지 않음을 지적한 것입니다.
6. 과한 비난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서 자제를 요청하고, 또 이러한 사태에 직면한 팬덤은 도에 지나치는 비난을 자제해야 합니다. 선수는 선수의 의무를, 팬은 올바른 팬덤을 가질 수 있도록 계속적인 계도와 자정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7. 매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누가 화가 났다고 해서, 선수가 화가 났다고 해서 그것을 달래고 큰일 난 것처럼 어마뜨거라 하는 것도 다소 우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 상처 받을까봐 비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는 건강한 비판마저도 막는 원인이 되고 주객이 전도될 수 있다고 봅니다.
8. 선수는 선수가 이행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팬은 올바른 팬덤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상호 보완적이고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9.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는 팬덤도 중요하지만 서로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어야 올바른 관계 형성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팬 위에 군림하고 구단 위에 군림하는 선수는 있을 수 없습니다.
10. 분명 인천은 근년 들어 최고 성적을 내고 있으며 그것은 선수단의 공이요 감독님의 올바른 리더십의 공입니다. 하지만 이 성적이 나오기까지 한결같이 구장을 찾고 목이 터져라 응원한 팬들이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11. 만약 선수단이 ‘이렇게까지 했기 때문에 나머지 경기는 좀 못하더라도 봐주겠지’라는 생각을 했다면 즉각 생각을 고쳐먹기를 바랍니다. 그 말은 목표를 달성했으니 나머지 경기는 오지 말라고 하는 말과 같습니다.
12. 부디 선수는 선수대로, 팬은 팬대로 이번 사안에 대해서 더 곱씹고 마음가짐을 바로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하나가 되어야 더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