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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2022 내맘대로 인천분석 - 1. 제네시스좌는 풀옵션이다

title: 파검메이트미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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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은 혜성처럼 등장해서 2022시즌 막판 인천을 수없이 구조해냈다. 그는 수원삼성과의 빅버드 원정에서 어린 선수들이 보이는 특유의 긴장감이 드러나는 귀여운 인터뷰로 제네시스좌라는 별명을 얻었다. 후문으로 다음 인터뷰에서도 벤츠와 BMW를 헷갈린건 안비밀이다. 귀여워

 

지금부터는 김민석이 왜 풀옵션의 선수인지에 대해서 “나의 선수관”에 의거해서 서술할 예정이다. 

선수를 보는 관점이 사람마다 다르고 이 또한 기준이 상이하니 유의해서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다.

 

첫째, 김민석은 페이스오프가 되는 선수이다

윙어의 자질에서 돌파는 주요한 능력 중 하나이다. 특히 현대의 윙어에게는 많은 툴들이 요구되는데 돌파는 다른 툴의 확장과 확대를 위한 초석이다. 그 말인즉슨 돌파가 안되는 윙어는 패스나 크로스나 인버티드 플레이, 벌려주는 플레이 모두에서 사전 감점을 받는다고 풀이할 수 있다. 돌파에 대한 수비라는 옵션을 버린 수비수를 상대한다면 결국 패스나 크로스는 비교적 더 많이 막힐 수 밖에 없고 파고들고 벌리는 드리블에서도 선택지를 줄여주는 셀프 핸디캡을 가져가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래서 돌파를 위해서는 수비수를 면전에 마주하고 선택을 위한 준비를 하는 “페이스 오프” 동작이 매우 중요하다. 자신감은 물론 좌,우, 앞, 뒤 등의 선택지에서 결국 그 시작은 페이스오프이다. 

 

김민석은 이게 가능한 어린 나이의 몇 안되는 윙어이다. 예시를 들면 볼 키핑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등을 지는 플레이를 해야하는 선수나 페이스오프를 피하기 위해 무조건 공을 쳐놓고 따라가는 플레이만을 선호하는 선수들이 있다. 고교나 대학레벨에서는 분석이나 대처 측면에서 부족함이 크기에 먹힐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프로에서는 이게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자신감 있는 페이스오프가 가능한 김민석은 유능한 플레이어로써의 초석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동포지션 및 매치업 대비 우월한 피지컬

김민석의 신장은 프로필상으로 183이다. 아마 착화신장일 가능성을 차치하더라도 178는 넘는다는 사실이다. 현재 국내에서 윙어 혹은 윙백 혹은 풀백이라고 볼 수 있는 다수의 선수 중에서 180 가까이되는 신장을 가지는 선수는 드물다. 특히 리그를 선도한다고 일컬어지는 선수들은 대부분 신장이 작다. 엄원상, 엄지성, 문선민, 조영욱, 이기제, 김태환, 김진수 등 대부분 김민석에 비해서 작은 키를 가진다. 그 말은 신장적 우위를 점하고 갈 수 있다는 뜻인데 이는 제공권의 차원과 어깨싸움 더 나아가서 보폭에서까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결국 매치업 상으로 매우 유리한 피지컬을 가진 김민석은 단거리, 장거리, 몸싸움, 어깨싸움, 헤딩, 동시 경합에서 이론상 보편적 우위를 얻어낸다. 윙어로써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김민석의 올해 3골 중 2골이 헤딩 골이라는 점에서 매치업이나 순간적인 몸싸움에서 여타 윙어에 비해서 강점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눈바디의 차원이긴 하지만 비슷한 사이즈의 윙어인 김보섭보다 골격이나 사이즈가 더 큰 것으로 느껴진다. 호리호리보다 똭똭 박혀있는 체형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 이런 점에서 피지컬도 단순히 키 뿐만 아니라 체격 자체가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

 

셋째, 동사이즈 대비 빠른 스피드

사실 고민을 많이 했던 포인트인데 전북전에서 확신을 가지고 넣기로 한 요소이다. 동사이즈라는 의미는 키나 피지컬을 의미하는 것인데 키에 비해서 확실히 빠른 스피드이다. 동사이즈 축구선수들 중에서는 둔탁하거나 느릿느릿한 선수들도 있다. 마찬가지로 동사이즈 선수 중에서 김민석 급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가진 선수를 찾기도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김민석의 스피드는 최소 5년은 더 써먹을 만한 알찬 무기이다. 특히 역습상황에서 풀백이던 센터백이던 함께 마주하는 상대가 누구던지 상관 없이 김민석은 더 강력한 무기를 강화해서 돌파하고 마무리 지으러 파이널 서드를 향하면 된다. 

 

물론 김민석이 스피드 특화는 아니다. 그런 표현은 엄원상이나 엄지성에게 어울린다. 오히려 파괴력의 측면에서는 엄원상이나 엄지성의 날카로움보다 김민석의 폭발력이 뛰어나다고 본다. 빠르게 찣는게 아니라 진짜로 상대를 찍어누르는 듯한 폭발적인 돌파가 김민석의 장점이다. 그건 피지컬과 속도의 콜라보가 증명해준 김민석의 재능이 아닐까 싶다.

 

넷째, 어린 선수만이 가질 수 있는 깡

기생충 명대사 중 “시험은 기세다“라는 내용이 있다. 축구도 다르지 않다. 턴제가 아니라 연속성이 있는 스포츠의 특성상 흐름과 기세는 무시하지 못한다. 특히 아우라나 포스를 가진 선수들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축구에서 기세는, 깡다구는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김민석은 02년생으로 진짜 갓스무살이자 프로를 처음 밟는 완전 초짜 새내기이다.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볼 수 있기도 하고 멋모르는 선무당의 패기일수도 있다. 

 

다만 그게 실수가 아니라 장점이 된다면 그건 진짜 무기가 될 수 있다. 김민석은 그러하다고 볼 수 있다. 나왔던 경기들에서 어찌보면 길다고 느껴지는 퍼스트터치나 무모하다고 보여지는 돌파 시도들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의 결과가 성공이나 호전적이라는 것을 알고있기에 김민석의 그러한 플레이는 기대를 유발하고 상대방 입장에선 어이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신인이 자기 앞에서 공을 멀리 쳐놓고 달리거나 어깨를 넣고 그냥 달리는 장면에서 이미 그 순간 기세는 김민석의 차지가 아닐까 싶다. 어린 선수가 가지는 깡다구가 짬으로 가득찬 베테랑을 누르는 순간이다. 장차 이것을 짬과 함께 숙성시킨 경험으로 변모시키면 그때는 축구에 도가 튼 축신이 되는게 아닐까 싶다.

 

마지막, 슈팅 템포 조절과 잔발

여러 축구 강습 프로그램이나 동영상을 본 사람이라면 “잔발”의 중요성에 대해서 꽤 많이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잔발에 대한 정의나 생각은 천차만별이지만 잔발을 칠 수 있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템포를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이게 윙어들이 가장 갖춰야할 마무리 능력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능력이지 않나 생각된다. 

 

특히 템포를 살리는 것도 템포를 죽이는 것도 모두 가능하다면 매우 좋겠지만 김민석은 유독 템포를 살리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이다. 그 말은 맘먹고 치고 들어가서 마무리하고 나올 깜냥을 지닌 선수라는 것이다. 특히 역습상황에서 이런 장면들이 매우 눈에 띄는데 수비수 의식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템포대로 쭉쭉 밀고 나가고 접고 하는 플레이에서 뛰어난 능력이 보여진다. 슈팅은 짬을 채워가며 늘릴 수 있는 재능이라고 보았을 때 이러한 템포나 잔발은 어릴 때 부터 좋은 연습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능력치들이 올해 반짝하는 모습일 수도 있다. 또한 그런 모습들이 오래 가지 못하거나 퇴색되는 일이 있을 수도 있고 또 다른 재능이 올라오면서 올해 보여준 장면들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위의 이야기들의 가장 큰 맥락은 이 선수는 충분히 준비된 선수였으며 앞으로도 이런 노력을 보여주고 반복하고 성장한다면 제2의 누군가가 아닌 김민석 그 자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 경기마다 변화를 거듭했고 시야나 패스적인 측면에서 어린 선수가 보여주기 힘든 선택지나 판단도 경기를 뛰면서 점점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동나이대 선수들과 다른 선택지를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김민석의 2022년의 경험은 그의 앞날에 큰 자양분이 된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어쩌면 멜로망스 김민석보다 인천유나이티드 김민석이 더 유명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슈퍼루키 제네시스좌의 앞날의 위대한 영광을 기원하며 첫 글을 줄여본다

 

P.S. 다음 칼럼은 김창수 선수에 관한 이야기를 적어볼까합니다. 내일 시험 끝나는데 그때부터 글 써보겠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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