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요코하마썰, 눈물주의] 무고사 가족과 함께했던 직관

때는 어제, 행진을 끝내고 티켓 확인을 한 뒤 들어가 보니, 왼편에 왠지 익숙한 외국인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린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를 보고 저는...
‘아, 저건 스테반과 루시아다. 너무 아빠 무고사를 빼다 박았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게임 시작되었는데, 아이를 돌보면서도 아내 무고사님은 축구를 계속 즐기며, 그리고 파랑검정의 서포팅을 즐기며 관람을 했습니다.
두 아이가 서로 돌아가면서 칭얼댐에도 축구는 포기하지 못하고 남편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 그녀의 열정이 대단했죠.
질문도 참 많았습니다. 응원가의 뜻이 뭐냐, 이 응원가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데(아, 참고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응원가는 남편의 콜송이 아님 ㅋㅋㅋ) 뜻이 뭐냐 등등...
그렇게 서로 안면을 트고 대화를 하면서 축구를 봤습니다.
대화1(첫 골 장면에서)
아내 무고사 : (환호) 내 남편이 넣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맞아?
나 : 잘 모르겠음!
(영상 확인)
나 : 자책골이야 ㅠ
아내 무고사 : 매우 아쉽ㅠ
나 : 걱정마! 우리는 모두 다 당신 남편을 믿고있어! 2번째 골은 그의 것이야, 날 믿어!
아내 무고사 : (웃음)
대화2(무고사 교체)
아내 무고사 : (핸드폰을 하며 심각)$#%^@$%@%@$@ (잘 안들림)
나 : 으에?
옆에 계신 파랑검정 : 무고사가 상대 선수에게 걷어차여서 갑자기 호흡이 안되서 교체된거래요 ㅠ
나 : 헐!? 부상이야?! 심각해!?!?
아내 무고사 : 아파서 빠진 것 같은데 심각한 것 같지는 않아!
나 : 오늘 게임 져도 납득할 수 있어, 근데 당신 남편이 다치는 건 안돼! 무고사는 우리의 보배라구 ㅠㅠ
아내 무고사 : 심각하지 않은것같아!!
대화3(제르소 교체 준비)
아내 무고사 : 아니 대체 제르소를 왜 교체하려고 하는 거야? 난 이해가 안돼! 지금 제일 잘하는데!
나 : 글쎄...오늘 게임도 우리가 중요하기 한데 다음 일요일 원정 경기도 중요해서 그럴거야. 파이널 라운드까지 몇 게임 안 남아서...
아내 무고사 : 다음 게임은 어디랑 해? 홈? 어웨이?나 : 다음 리그 게임은 강원, 어웨이고 일요일이야!
아내 무고사 : (납득)
대화4(에르난 골, 추가골)
아내 무고사 : 내가 틀렸어!!
나 :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지만 당신 정말 축구 보는 눈 날카롭구만!!
아내 무고사 : ㅋㅋㅋㅋ
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스테반과 루시아하고도 살짝씩 놀아주고 하던 도중...
그렇게 게임이 끝나고, 다들 경기장에서 나설 준비를 하는데, 계속 생각하고 있던 질문을 던졌더랬습니다.
나 : 혹시 이제 건강은 괜찮아?
아내 무고사 : 지금 정말 괜찮아. 건강해졌어.
나 : 우리 모두가 걱정했었어.
아내 무고사 : (눈물을 글썽이며)알고있어...일본에 갔을 때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것 때문에 우리 가족은 많이 힘들었었어. 그렇지만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건 루머였어. 나 때문에 내 남편이 행복하지도 않은 일본에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였어. 그렇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행복하지 않은 삶과 생활 때문에 한국, 인천으로 돌아가고 싶어했고 남편의 생각을 지지했어. 다행히도 이렇게 돌아오게 되었고, 인천에 오자마자 구단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체크해주고 건강관리를 잘 해줘서 지금은 너무나 행복하고 편안하고 좋아.
옆에서 듣던 할머니 무고사 : 우리는 인천이 너무 좋아. 가족이라고 생각해.
나 : 무고사 패밀리는 인천에게 영원한 가족이야. 돌아와서 감사하고, 고맙고, 다들 행복해하고 있어.
아내 무고사 : 정말 고마워.
나 : 건강관리 잘 하고, 스타디움에서 보자구요!
그렇게 아내 무고사와 스테반, 루시아와 하이파이브와 바이바이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정말 의외였던 것은 건강이 괜찮은거냐고, 건강관리 잘 하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어서 물었던 것 뿐이었는데...
아내 무고사는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랬습니다.
그동안 너무 힘들었던 것과 지금 그것을 다 이겨내고 인천으로 돌아온 것을 행복해 하면서 눈물을 짓던 모습이 한편으로 저를 가슴 뭉클하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녀는 정말 축구를 좋아하고, 인천 축구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런 아내와 아이들을 보는 무고사도 행복하지 않을 수 없겠죠.
무고사 패밀리의 행복축구와 행복 인천이 계속되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