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ㅈㅎㅇ ㄴ
2034년 코리아 컵 결승전.
서울FC와 0 대 0으로 팽팽한 후반 40분.
그리고… 팀원들 모두의 얼굴에 피로감이 올라와 있을 때.
벤치 조성환 감독의 한마디.
"지환이 내"
문 지 환 그가 누구인가? 인천에서만 통산 50 - 50을 기록한 명실상부한 인천의 에이스. '시즌이 끝난후 은퇴하겠다' 라고 예고은퇴를 선언한 그의 마지막 경기에, 가장 중요한 순간에 조성환 감독은 그를 기용한다.
묵묵히 몸을 풀던 문지환은 터벅터벅 교체라인으로 걸어간다.
한 발짝, 한 발짝. 이젠 이런 느낌도 다신 못 느껴보겠지, 하고 문지환은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감상은 여기까지. 지금은 냉혹한 승부의 세계. 문지환은 교체되어 나오는 주장 이명주와 터치를 한뒤, 힘차게 그라운드로 뛰어들어오며 마음을 다잡는다.
첫 터치. 매끄럽게 패스를 받아 기**의 압박을 가볍게 벗겨낸다. 관중들은 인천의 대표 응원인 할수있어 인천을 떼창하고 있다.
두번째 터치. 조여오는 압박에 요니치에게 백패스를 밀어준다.
세번째 터치. 날카롭게 들어오는 패스를 받았으나 퍼스트 터치가 좋지 못해 흘리고 만다. 문지환은 언제나 그랬듯 고개를 끄덕이며 따봉을 날려준다.
4번째 터치. 상대의 패스를 날카롭게 끊어내며 북패의 공격을 지연시킨다.
…그리고 5번째 터치. 신진호의 얼리크로스가 정말 예술적인 각도로 날아온다. 그리고 그의 터질듯한 허벅지가 수축한다.
박스 안. 상대 수비의 약간의 빈틈. 애매한 높이로 날아오는 공. 이건 발로 해결해야한다. 문지환은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두발을 머리 위로 올려 상동염색체를 그린다.
뻥, 소리와 함께 공은 골대의 우측 상단으로. 관중들의 환호성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코리아컵 10년 연속 우승을 확정짓는 버저비터 바이시클킥. 문지환은 지난 선수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몸은 무아지경으로 달리고있다. 인천 팬 구역, 북패 팬 구역… 그리고 팀 벤치. 조성환 감독이 환하게 웃으며 두 팔을 벌리고 있다. 그리고 전달수 대표와 임중용 실장...
뒤에 따라오는 팀원들에겐 미안하지만 지금 달려가 안길 사람은 정해져 있다. 전임조에게 격하게 달려들어 포옹하는 문지환. 그의 눈은 어느새 촉촉해져 있다.
‘해냈구나, 지환아'
그리고 이듬해 문지환은 재계약에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