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프리뷰/리뷰 조성환의 페르소나가 된 박승호

title: 파검메이트포르테
560 70 13

2019시즌 후반기 인천 전술의 핵은 지언학이었다.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지언학은 시작 포지션은 분명 공미였으나 경기 내내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필요에 따라 윙어처럼, 스트라이커처럼, 3선 미드필더처럼 위치해서 수적 우위를 만들어주고 팀의 간격을 조절했다. 높은 전술 이해도와 강인한 체력이 결합되면서 지언학은 공미치고는 투박했으나 그 누구보다도 유상철 감독의 신임을 얻은 선수가 됐다. 공격포인트가 부족하더라도 지언학이라는 선수를 모두가 인정한 이유이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고 지나 지언학이 가진 장점을 비슷하게 가진 어린 선수 박승호가 등장했다. 심지어 박승호는 어린 나이에도 이미 어떠한 레벨을 돌파한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도중에 본인이 포지션을 옮겨주며 우위를 만들던 지언학과 다르게 박승호는 일단 한 위치로 보내면 그 위치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박승호는 어떤 위치에 두더라도 평균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능력이 있기에, 경기 도중 포지션이 바뀌더라도 빠르게 적응한다. 어린 나이의 선수가 가지기 어려운 수준의 전술 이해도와 축구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박승호는 단순한 공격수가 아니다. 공간 이해도가 좋다고 하더라도 오로지 공격적인 침투에 특화된 선수들이 있는데, 박승호는 침투 외에도 빈 공간을 채워주는 다양한 플레이에 익숙하다. 그렇기에 박승호는 미드필더로도 세울 수 있으며, 조성환 감독은 전문 미드필더가 벤치에 있어도 우선 박승호의 위치를 조정하여 분위기를 유지하는 시도를 자주 하고 있다(교체 선수는 템포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므로 그걸 경계하는 느낌이 있는데, 때마침 이해도 좋은 멀티플레이어 박승호는 그 간극을 메워주기 좋은 카드). 박승호는 중원과 측면을 오가는 메짤라 역할도 자주 수행했고 그 위치에서 이미 어느 정도 증명된 선수이다. 본 포지션이 공격수인 어린 선수들 대부분은 특정한 장점에 치중한 플레이를 보이는데, 박승호는 보기 드물게 '큰 육각형'을 지닌 선수이다.

 

(아마 이 선수는 윙백으로 보내도 잘 할 가능성이 높다. 수비에 대한 인식도 단순히 가담을 열심히 한다를 넘어 위치, 견제에 대한 개념이 있다. 거기에 전개 시 모습을 보면 주변 선수의 위치를 감안해 한 수 앞서는 패스를 해줄 수 있어서 빌드업에도 도움을 준다. 물론 그 위치로 내리는건 개인적으로 결사 반대하지만;)

 

여기에 이 선수는 키를 넘어선 제공권과 상당한 체력, 활동범위를 가지고 있다. 작년에 불우한 부상이 있었으나 기본적으로는 잔부상도 그다지 없는 스타일로 보인다. 나아가 이 장점들을 제일 강력하게 해주는 요소는 정신력과 일관성이다. 스스로 욕심이 분명 있는 선수지만 쉽사리 멘탈이 휘둘리지 않기에 비교적 일관적인 경기력을 경기장에서 가져가곤 한다. 간혹 컨디션이 떨어진 날에 터치가 튀거나 하프라인 아래에서 위험한 드리블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경기력을 회복해 자신을 증명한다. 어린 선수들의 최대 난관이 기복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선수가 정말 대단하다고 보는 지점이 여기에서 나온다.

 

데뷔 후 항상 상승세를 보인 박승호에게 제일 아쉬웠던 부분은 아무래도 부족한 공격포인트였는데, 올해 초에는 벌써 세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면서 그 문제까지 깨고 나오는 중이다. 자신감이 붙으면서 공간이 열리고, 그 사이를 잘 파고들며 팀의 득점원으로 활약하게 된 셈이다.

 

정말 잘 해주고 있지만 박승호는 묘하게 주목의 대상에서 약간씩 엇나가는 경향이 있다. 파괴력 넘치는 제르소, 무고사가 세간의 주목을 받기에는 훨씬 좋기도 하고, 아마 이번 경기에도 결국 인상 깊게 남는 선수는 제르소가 1위일 수 있다. 이런 특성 상 베스트 일레븐이나 MOM 수상과는 거리가 있다. 박승호가 대활약한 날에는 유독 그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만드는 선수가 나타나곤 했다. 그러나 박승호의 기여는 모든 팬들이 인정할테고, 인천의 상승세에 박승호의 이름은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요즘 경기를 보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A대표팀 합류의 기회가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U22 딱지를 떼고도 주전으로 나올 수 있는 선수이고(이미 출전 시간이 이를 증명한다), 평균적으로 뛰어난 기량에 공격포인트가 합쳐진 상황이다. 거기에 멀티플레이어라 상황에 따라 어디에 넣어도 일관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어린 선수를 밀어주면서 키울 의도가 있는 감독이라면 주목할만한 조건이 다 갖춰졌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인천 팬이 된 후 눈으로 본 신인 중 최고의 임팩트이고, 그 고점이 어디일지 정말 기대되는 선수이다.

 

 

 

... 국내 팀은 인천과 상무 빼곤 못 간다

공유스크랩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공유

퍼머링크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4월의 공지 | 장작 넣기 자제, 징계 강화, 중고장터 15 title: 파검메이트포르테 24.04.01.14:35 1506 +99
공지 공지 인네로드 작성가이드 9 title: 침착맨준아맘 24.02.04.12:57 1548 +58
공지 공지 [인천네이션 통합 공지] (필독 요망 / 2023.12.15 수정) 6 title: 파검메이트포르테 23.02.02.00:13 18286 +48
인기 자유 김희곤 서울 vs 전북 경기 주심 ㅋㅋㅋㅋ 20 N title: 10주년 엠블럼창단때부터인천팬 4시간 전15:31 808 +53
인기 자유 오늘 대건고 vs 풍생고 3-2 승 9 N title: 파검메이트포르테 5시간 전14:30 392 +52
인기 레드카드 매수패륜박멸 3일 밴 + 닉네임 강제 변경 N title: 파검메이트포르테 2시간 전17:24 461 +41
257357 자유
image
title: 세일러스 아이콘이태희 1분 전19:30 3 0
257356 자유
image
title: 2024 SPECTRUM(H)우영 1분 전19:30 8 +1
257355 헛소리
normal
title: 김준엽의 인천 데뷔골김준엽서를쓰겠어요 3분 전19:28 16 +2
257354 자유
image
title: 유티콘철학과 5분 전19:26 32 +2
257353 자유
normal
하입보이김민석 5분 전19:26 5 +1
257352 자유
normal
title: 유티얼빡無고사 5분 전19:26 13 +1
257351 자유
image
삼산동주민 6분 전19:25 61 +6
257350 자유
normal
title: 2023 Special보섭아빨리복귀하자 9분 전19:22 42 +2
257349 자유
normal
최트레인 12분 전19:19 77 +6
257348 자유
image
title: 커여운 깃발아저씨허정무설기현남준재 12분 전19:19 117 +18
257347 자유
image
title: 2023 K League Best11 GERSO FERNANDES인천을노래해 17분 전19:14 80 +11
257346 자유
image
title: '크로아티아 철옹성' 마테이 요니치에드워드 18분 전19:13 106 +12
257345 자유
normal
title: 2023 Special보섭아빨리복귀하자 19분 전19:12 82 +6
257344 자유
normal
title: 유티얼빡無고사 20분 전19:11 28 +1
257343 자유
normal
title: 호반유티콘배수민 23분 전19:08 46 +1
257342 자유
normal
김훈민정음 25분 전19:06 77 +5
257341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title: 2022 TRINITY (H)관망호랑이 31분 전19:00 175 +18
257340 자유
normal
title: 꿀 송편핑거프린세스 33분 전18:58 120 +7
257339 자유
normal
title: AFC숭의아레나 34분 전18:57 179 +10
257338 헛소리
image
title: 정신차려 인천알레인천 37분 전18:54 6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