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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인증 (장문) 대전원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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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버스 탑승을 위해 토요일 낮 12시 40분에 도원역 도착

 

수도권 밖 지방원정은 춘천 원정 이후로 처음이고 더군다나 원정버스를 타는건 전북 원정 이후로 처음이었던지라 여러모로 설렜던 날이었습니다

 

이때의 설렘이 비극으로 끝날줄은 이때는 꿈에도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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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의 온도계를 보고 두 눈을 의심해 찍은 사진... 네 어제는 도저히 사람 사는 날씨가 아니었습니다

 

이런 땡볕에 하루종일 밖을 돌아다녀야 한다니 과연 괜찮을까 예매전부터 사실 가장 우려했던 점이었는데 역시나... 🥵

 

수건도 가져오고 썬크림도 바르고 여름용 물티슈까지 준비하고 나름 대비를 한다곤 했는데 그래도 힘들었습니다ㅠ 

 

이맘때마다 매년 똑같은 패턴이지만 진지하게 추춘제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그리고 11월 직관가선 역시 춘추제가 정답이라 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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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오랜만에 수도권 밖을 벗어나고 휴게소도 들리니 여행 가는 느낌 들고 좋았습니다

 

살짝 출출했었지만 전부터 대전 원정 식사는 태평소국밥에서 먹을 계획이 있어서 간단히 커피랑 빵으로 요기를 채웠습니다 

 

이때 인천 유니폼을 알아본 지나가던 어르신 일행에게 인천 팬심 대단하다는 칭찬도 듣고 기분 좋았습니다

 

이때만 해도 좋았지 흑흑..

 

https://incheonation.kr/free/8148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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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시간의 이동 끝에 원정버스 창문 너머로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결전의 장소

 

그전까진 어디 놀러가는 관광객 모드였는데 웅장한 경기장의 자태를 목격한 순간 피가 끓어오르면서 바로 전투모드로 스위치 켜진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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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까진 아직 3시간 가량 여유시간이 남아있었기에 밥도 먹을겸 대전 시내 구경도 해볼겸 대전 도시철도로 유성온천역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가는 도중에 한번 더 찍어본 경기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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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경기장역에서 발견한 익숙한 그 이름

 

씁쓸함을 감출수 없었지만 그래도 원체 젊고 유망하고 잘 생기고 상품성 있던 친구라 여기와서 잘 팔리는걸 보니 

 

연락 끊긴 아는 동생이 어디 멀리서 잘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것 같은 그런 안도감이 들더군요

 

그래.. 거기서 행복하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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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곧 이어 또 발견한 반가운 그 이름 💙🖤

 

사실 오재석과 김준범도 찾아봤는데 제가 가려던 지하철 반대쪽 방면 개찰구 너머에 있었던것 같습니다

 

은근히 대전에 인천 출신 선수들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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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온천역에서 15분 가량 걸어 도착한 태평소국밥

 

전부터 대전에서 유명한 맛집이란 얘기는 많이 들었었지만 솔직히.. 국밥은 제 취향이 아니었던지라 그냥 '이름은 들어본 가게'로만 알고 있었는데

 

예전에 제가 즐겨보던 TV 프로그램인 '맛있는 녀석들'에서 거의 올타임 레전드급으로 진짜 맛있게 나오는걸 보면서 

 

언젠가 대전 원정 갈 일 있으면 저기 꼭 가봐야겠다고 버킷리스트에 올라왔었는데 드디어 이 날 소원성취했습니다

 

개인적으론 그때 맛있는 녀석들 방영분에 설렁탕이 진짜 맛있게 나와서 설렁탕이 먹고 싶었는데 메뉴에서 빠져있더군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따로국밥에 육사시미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갔습니다

 

막 엄청 찐하고 헤비한 국밥을 예상했었는데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할것 같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대전 원정에서 유일하게 건진것...

 

이 날 자연재해급의 폭염에서 30분이나 웨이팅을 해야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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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히 배도 채우고 늦지않게 경기장에 착석했습니다

 

다행히 해가 지니 바람도 선선하게 불고 그나마 한낮때보단 쾌적한 환경이었습니다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건 경기시작 전 장내 아나운서가 인천 원정팬들 환영한다면서 전광판에 화면을 띄워주는데 것참 기분이 오묘하더군요 ㅋㅋㅋ

 

평소 상암이나 빅버드에서 온갖 푸대접이란 푸대접은 다 받아본 입장에서 이런 환대는 낯설다보니 떨떠름하면서도 솔직히 나쁘진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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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 관중들도 많이 왔고 무고사 동점골 터질때만 해도 정말 뭔가 될 것 같다는 희망이 가득했는데

 

마지막 구텍의 극장골이 들어간 순간의 현장 분위기는......

 

원정석의 모든 사람들이 일순간 움직임이 정지되고 충격에 휩싸여 아무런 말도 못한채 약 2~3분 가량 정적이 흘렀습니다

 

너무나 큰 충격에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일순간 고요해진 그 찰나의 순간을 저는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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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충격적인 결과에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게 정말 꿈인가 생시인가 한동안 온 몸이 굳어있었다가

 

한참 후에 저 멀리서 김준범과 천성훈이 인사를 하러 원정석쪽으로 오는 순간 

 

진짜로 우리가 졌다는걸 체감하고 씁쓸하게 그들의 앞날에 행운을 비며 박수를 쳐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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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한 마음을 뒤로한채 원정버스는 밤 12시가 넘어서 도원역에 도착했습니다

 

처음부터 미련 버리고 원정버스 도착하면 집까지 50분 정도 걸어갈 마음 먹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도원역에 빨리 도착한 덕분에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정류장에 집까지 가는 버스 막차가 남아있었습니다

 

뭐 도원역에서 거의 절반은 걸어온 셈이었지만 그래도 50분 걸어가는것보단 20분만 걷는게 낫죠 😊

 

생각보다 집에는 빨리 도착해서 잘 쉴 수 있었던건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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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받아들일수 없는 충격적인 패배였지만

 

그래도 솔직히 그렇게까지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론 어제 경기보다 예전 6~7월의 암흑기 경기들이나 7월 27일 서울전 패배가 훨씬 기분이 나빴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때는 희망이라는것 조차 보이지 않았을정도로 절망적이고 무기력했거든요

 

지금은 뭐라도 해보려는 움직임이 있고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치는게 보여서 저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결코 나와서는 안되는 치명적인 실수로 승리가 날아가긴 했지만

 

이제 한 경기 한 경기로 사느냐 죽느냐 사생결단의 순간이 닥쳐오니 그 한 경기에 일희일비하는것도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화가 난다기 보다는... 아쉽지만 어쩔수 없고 다음 경기 열심히 응원하자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선수, 스태프에 대한 냉정하고 혹독한 평가는 시즌이 끝난뒤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은 한 경기로 누가 잘했냐 못했냐 잘잘못을 가리기 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이 팀이 기필코 살아남고 위기에서 벗어나는게 우선이니까요

 

그래도 저는 솔직히 그렇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확실히 경기력은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최악의 경우 우리가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을수도 있지만

 

생사의 기로에 서 있던 그때의 분기점에서 만약 변화를 택하지 않고, 모험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면 우린 무조건 침몰했을겁니다

 

가만히 앉아 침몰할바엔 어떻게든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위험한 모험을 감행하기로 한 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건 묵묵히 응원하는것 뿐이겠죠

 

마음 강하게 먹읍시다 다 잘 될 겁니다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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