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희한한게 성적이 떨어지니까 오히려 정신은 맑아짐

사실 시즌 초반-중반만 하더라도 개인적으론 구단에 굉장히 실망했었음

(솔직히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올해만큼은 달라질줄 알았는데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던 개막전의 악몽부터

그동안 성적이 좋아지면서 자연스례 늘어난 기대감만큼 비례해진 실망감

시즌을 치를수록 드러나는 스쿼드상의 문제점

연봉값을 못하는 몇몇 선수들

성장이 정체된 몇몇 선수들

가능성을 보였으나 출전하지 못하는 어린 선수들

몇몇의 어긋난 팬심으로 인한 자잘한 사건사고

감독을 바꿔야 하는가 말아야하는가 

바꿔야한다면 언제 바꿔야 하는가

만약 바꾼다면 대안은 누구인가

대체 팀이 이 지경이 된 원인은 무엇 때문인가 누구 때문인가

내가 왜 이런 경기를 보고 있는가

내가 왜 여기서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가

등등

이런 생각들때문에 솔직히 올시즌 내내 머리가 아팠음

그러다보니 매치데이날이 다가와도 경기장을 갈지말지 고민하고 

축구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고 멀리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곤 했는데

결국 최하위까지 내려갔고

이제 더는 뒤로 물러설 곳은 없고

감독 교체라는 최후의 수단까지 사용해야 할 정도로 벼랑 끝까지 내몰리자

신기하게 오히려 여러 잡생각이 싹 사라지고 정신이 맑아진 느낌임

이제 누굴 비판하고 문제점을 제시하고 실망하고 분노할 타이밍은 지났다고 해야하나

여기까지 내몰린 이상 이제 우리에게 남은건 응원하고 또 응원하는 것 뿐이라는 하나의 결론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그냥 불안이나 걱정 같은게 없어졌음 현재는 놀라울만큼 차분함

예전 같았으면 홈경기도 직관가기 싫어져서 킥오프 30분까지 고민했던적도 많았는데

지금은 대구전 원정표도 끊고 원정버스 타러 도원역으로 향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