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늙어서 미래의 인천팬한테 이런거 들려주면 전설같고 재밌을듯
옛날엔 그런 선수가 있었어... 공격수였는데 말이지...
볼터치도 투박하고 바디밸런스도 엉망이었단다...
게다가 90분 내내 뛰지도 못하는 저질체력이었어
그런데 그 선수가 프로에서 어떻게 버텼는줄 아니?
그 선수는 정말 특별했거든...
모두가 포기한 그 때 교체로 들어와서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에 어디선가 나타나서
왼발로 어떻게든 상대방 골대에 우겨넣었단다...
선수 이름이 뭐였더라... OO타임인가 그랬을거야...
요즘 축구에선 도통 이런 친구를 찾을 수가 없다니까...
또 한 친구가 있었지... 이친구도 공격수였는데...
유럽에서 뛰다가 실패하고 세미프로팀에서 뛰던 선수를
우리가 영입했는데 말이지...
이 친구는 매 경기를 세상의 마지막 날처럼 뛰었어...
미드필더도 아니고 공격수였는데 말이야...
미친듯이 뛰고 뛰고 또 뛰고
상대방이 지친 틈을 타서 빈공간을 찾고는
투박한 터치로 골을 우겨넣곤 했단다.
우리편이 2명이나 퇴장당해도 이 선수가 있는 덕분에
지던 경기도 비기곤 했지...
마지막경기때 우리에게 큰절을 하던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아직도 기억이 선명하구나
그래, 또 재밌는 친구가 하나 있었지...
이친구는... 그 어떤 팀도 갖지 못한 선수였을거야...
수비수도 아니고, 공격수도 아니고...
잘 하는건 헤딩 하나 뿐이었는데.
그게 기가막혔단다...
이 선수는 그저 인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우리 팀이 써내려갔던 기적엔 항상 이 선수가 있었어...
아무리 프로세계라고 하더라도
특출나게 잘 하는 것 하나만 있다면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다는걸 증명했지...
나는 얀콜러, 비어호프, 클라위베르트를 준다고 해도
이 선수와는 절대 바꾸지 않을거야...
또 재밌는 수비수도 하나 있었지 그래...
요즘 수비수들은 다 키도 크고 몸도 강하고 패스도 잘하잖니?
이 선수는 그런건 하나도 없었단다.
키가 평균보다 큰게 전부이려나?
하지만 이 선수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이유는,
어떻게든 상대 공격수를 끝까지 쫓아가서
무슨수를 써서라도 자기 공으로 만들더라고...
투지, 투혼같은 추상적인 표현을
두 눈으로 보여준 위대한 선수였단다.
요즘 수비수는 이런걸 배워야해...
70대쯤 되면 손자한테 얘기해줄거임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