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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인네문학(번외)] 아싸 포르테의 사회성 증진 프로젝트 with 인천 유나이티드

포르테 title: 월간인천포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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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쓸데없이 장문입니다

 

 

#1. 너드

 

어린 시절에는 밖에 나갈 생각을 하질 않았습니다. 제 취미는 컴퓨터와 닌텐도였죠. 사적으로 연락하는 친구도 거의 없었습니다. 딱히 뭔 일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그 때는 모두 그런 줄 알았습니다. 밖에서 뛰어놀지 않는 너드 초딩이었죠.

 

제가 가진 취미 중 처음으로 활동적인 분야였던 주제가 바로 '축구'입니다. 그 전까지 포르테와 스포츠는 결코 섞일 수 없는 단어였죠. 하지만 한 분야를 보면 끝장을 본다는 괴상한 취향을 지닌 저답게 축구를 보기 시작한 이후 초6의 나이로 풋볼매니저를 사고 온갖 경기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못해서 K리그 역시 제 바운더리에 들어왔습니다.

 

여전히 바깥에 나가는걸 좋아하지도 않고, 제 취향을 여기저기 드러내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던 저는 인천을 응원할 때도 비슷한 방식을 취했습니다. 집에서 컴퓨터로 중계를 보면서, 댓글도 채팅도 달지 않고 커뮤니티 눈팅만 하면서 지냈죠.

 

 

#2. 첫 직관

 

하지만 축구를 보다보니 더 이상은 집에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역동적인 스포츠를 보는데 몸이 자연스럽게 들썩이는건 당연한 이치였죠. 게다가 중1 때 학교 수행평가로 영화 '비상'을 접한 후부터 왠지 직접 가서 보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습니다. 하찮은 축구 실력에도 불구하고 운동장에서 하는 축구에 계속 낄려고 시작한 때도 이때였고요.

 

결국 인경전에 아빠랑 함께 가게 되면서 처음으로 직관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 전까지 아빠는 딱히 인천의 팬까지는 아니었지만, 저때문에 반대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해당 경기가 썩 재밌는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설기현과 김진규가 계속 신경질내면서 싸우는 모습 정도? 그래도 현장에서 본 건 충분히 재밌는 추억이었습니다.

 

당시 서포터즈들이 '오~ 알레오~ 알레오~ 알레오~ 알레오~ 인!천!' 이 응원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어렸던 저는 이 가사를 잘못 들었죠... ㅋㅋㅋㅋㅋ 알레오를 '손대호'로 들었는데, 머릿속으로 '손대호가 개인 응원가가 있을 선수는 아닌데...?'라고 의심하면서도 어쨌든간에 제 귀에는 손대호라고 들렸으니 그대로 따라불렀습니다. '오~ 손대호~ 손대호~ 손대호~' 이러면서요. 진짜 가사가 뭔지 알게 된 건 몇 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이 직관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서울로 이사를 갔습니다. 이사를 간 후에는 상암에서 열리는 인경전 정도가 아니면 직관을 가기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집 밖 먼 곳까지 가본 적이 없는 너드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인천 경기를 챙겨보면서 나름대로 재미를 계속 느끼고 있었습니다.

 

 

#3. 인유중독

 

2015년이 되면서 서서히 인천중독이 시작됐습니다. 여러모로 힘들었던 그 당시에 저는 무엇에 끌리는지도 모른 채 집에서 그저 인천 경기를 계속 봤습니다. 많은 선수가 바뀌었고, 초반에 무승이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계속 봤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성적 뒤에 무언가가 보였던건지도 모르겠네요.

 

시간이 지나면서 인천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김도훈의 늑대축구에 저는 열광했습니다. 그때는 김도훈이 K리그 역사에 남을 명장이 되리라 믿었습니다. 이 급조된 스쿼드로, 초보 감독이 이런 성과를 낸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대건고도 황금기를 맞이했고, 그 모습을 보면서 분명 몇 년 뒤에는 이 대건고 선수들이 인천의 황금기를 열리라는 꿈에 부풀었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를 넘어 대건고 경기까지 찾아보기 시작한 계기였죠.

 

FA컵 결승에서 비록 인천은 우승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멋있는 시즌을 보냈습니다. 그 경기 이후 이천수 은퇴식이 있었는데 그 경기에 저는 아빠 없이 친구들만 불러서 따로 직관을 갔습니다. 처음으로 제가 주도적으로 직관을 간 경기였죠. 항상 안에 있는게 좋고, 누구랑 어울리기보다 혼자의 시간을 즐기던 제가 어느덧 인천을 위해 제 생활을 바꾸게 됐습니다.

 

고등학교를 기숙사 있는 학교로 떠나면서 서울마저 벗어났습니다. 이제는 물리적으로 인천까지 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죠. 그런 상황에서도 저는 여전히 인천 응원을 이어갔습니다. 기숙사에서, 학교에서 인천 얘기를 하며 인천 팬인걸 노골적으로 티내고,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 게임을 할 때 저는 엑셀을 켜서 인천 기록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보니까 미친 놈 같긴 하네요; 그러다가 방학이 되면 다시 인천 직관을 떠났습니다.

 

2018 월드컵 당시 기숙사에 있던 저는 독일전을 보러 친구 방에 모일 때 당당히 목에 인천 유니폼을 두르고 입장했습니다. 문선민이 접기를 시전하자 방 안의 모두가 왠지 모르게 저를 노려봤지만(아니 내가 아니라 내 유니폼인가...?), 그래도 전 인천이 자랑스러웠습니다. 7:0 경기를 보고 외박에서 돌아올 때는 멘탈이 터져서 거의 3시간을 침대에 누워서 허공을 바라봤고, 정빈아 경기를 봤을 때는 자습실에서 몰래 눈물을 살짝 흘렸습니다. 그렇지만 주변 애들도 딱히 놀랍게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인천에 얘가 얼마나 미쳤는지 다들 알고 있었으니까요. 심지어 저한테 말을 걸겠답시고 '나 그 선수 알아! 그... 송시우! 기사에서 봤어!' 이러는 애도 있었습니다.

 

취미를 당당히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저 스스로는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까지는 저만의 세계를 절대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으니까요.

 

 

#4. 성인이 된 뒤

 

성인이 되고 나서 다시 서울로 돌아온 저는 제가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바로 연탄봉사였죠. 2019년 연탄봉사는 제가 처음으로 경기 직관을 제외한 다른 인천 관련 행사에 참여한 날이었습니다. 모르는 사람밖에 없는 곳이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이정빈 선수와 말도 섞어보고, 착한 김대중 선수의 모습도 보고, 막 입단한 정훈성-지언학 선수가 둘이서 얘기하는걸 어렴풋이 듣고...

 

직관을 가는 빈도도 점점 높아졌습니다. 처음엔 어떻게든 주변 친구들을 꼬셔서 경기장을 갔습니다. 혼자서 인천 경기장에 들어가는건 아직 왠지 무서웠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난 뒤에는 저도 슬슬 혼자서 경기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더,, 당당해졌달까,, ㅎㅎ,,

 

 

#5. 2021

 

진정한 격변은 바로 작년에 일어났습니다. 정말 수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2021년 저에게 제일 큰 격변은 인천네이션과 지기원정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인천네이션이 만들어지기 직전 주인장의 소환을 받고 얼떨결에 관리자가 됐고, 그 때부터 인천 유나이티드와는 더욱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살다 살다 내가 커피차에 돈을 보태고 트로피에 돈을 보태고 컨텐츠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날이 올 줄은 진짜 몰랐습니다.

 

그리고 지기원정대... 지기원정대에 들어가 다른 팬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방송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제 모습은 또 바뀌었습니다. 솔직히 이호석 유니폼... 그거 예전같았으면 가지고만 있지 입고 경기장에 가진 않았을겁니다. 그 유니폼을 입는건 솔직히 눈에 너무 띄긴 하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젠 그냥 입고 다닙니다. 원정을 가서도 입고 홈에서도 입고. 아 내가 좋다는데 어때~ 그 유니폼 입고 다니다가 양준아 유니폼 입은 사람과 마주치기도 했습니다. 어? 이호석? 어? 양준아?

 

직관 빈도는 말 그대로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사실 그 전까진 여전히 집관파였어요. 집에서 봐야 경기 흐름이 눈에 잘 보이고 편했거든요. 하지만 2021년을 거치면서 직관의 매력을 크게 느꼈고, 기회가 되면 계속 경기장을 찾아가게 됐습니다. 심지어 장거리 원정까지 결국 가게 됐습니다. 예전엔 인천이 아니면 갈 생각조차 안 하던 제가 수도권 구장을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하다가 결국 전주, 광주, 강릉을 찍게 됐네요.

 

 

꼭 인천 유나이티드 때문만은 아니지만, 인천 유나이티드 덕분에 제가 많이 바뀌긴 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구단에 마음도 많이 쏟았고, 위안도 많이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인천도 인네도 더욱 잘 되길 항상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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