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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인네문학] 미안하지만 뻔한 이별 이야기 한번만 할게요

애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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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끝사랑이 될 줄 알았던 두번째 사랑과 이별했다. 그녀는 내가 연인으로는 좋지만 결혼 상대로는 아닌거 같다고 말했다. 나도 이제 서른, 결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였고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믿음직하지 못했었다. 평생을 기댈 수 있는 어깨가 그녀의 눈엔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매일 밤 후회했다, 떠나간 그녀가 그리워서. 매일 밤 그녀를 생각했다, 내 첫사랑 그녀를. 떠나간 것은 내 두번째 사랑이지만 생각나는 것은 내 첫사랑이었다. 내 두번째 그녀가 나쁜 여자라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냥 첫사랑이 떠올랐다. 그냥 떠올랐다. 그냥.
 내 첫사랑 그녀는 내가 축구장에 갈 때면 항상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나를 배려해주는 건 고맙지만 와봤자 재미없을 거라며 그녀와 같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데이트를 축구가 시작하기 전이나 끝난 뒤에나 할 수 있었다. 나는 축구장에 있으면 행복했고 그녀와 있으면 행복했다. 하지만 그녀와 축구장에 있으면 왜 행복하지 않을거라 생각했을까. 분명 행복했을텐데. 바보같은 나는 그것을 그녀와 헤어진 뒤 알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냥 나와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은 것이었다.
 내가 만났던 두 사람 모두 이별의 전조같은 것을 나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두 사람 모두 내게 갑작스레 이별을 전하곤 홀연히 떠나갔다. 그러다 언젠가 문득 우리팀 생각이 났다. 우리팀은 매년 강등권에서 허덕였다. 그렇게 버티고 버텨 작년에는 시즌 대부분을 강등권에서 멀리 떨어져 보냈다. 최종 순위는 8위, 11위부터 강등되는 K리그의 시스템을 생각하면 작년은 정녕 강등권이 아니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리고 올해 더 높은 곳을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그렇게 인천이라는 팀이 성장할 동안 나는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 내 연인에게 어깨를 내주지 못했다. 그렇게 똑같이 떠나갔다. 갑작스레, 그리고 홀연히.
 지금 이 이야기는 저번 달 26일부터 어제까지 내가 했던 소회다. 이렇게 과거형으로 쓴 이유는 이제 그녀들과 관련된 모든 감정의 연결선을 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전선처럼 끊는다고 바로 불이 꺼지진 않을테지만 그래도 이제부터 조금씩 나아지겠지. 인천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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