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상승세였던 성적에 가려진 문제점들이 이번 시즌에 정말 많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축구적으로도 그렇고, 그 외의 다른 부분도요. 언젠가 찾아올 진통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힘들긴 하네요.

전반적으로 팬덤의 융화는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 계층이 완전 따로따로 움직이게 되는데, 그 배경에는 1) 일부 과도하게 과몰입하는 케이스의 비이성적 행동 / 2) 자신과 다른 생각, 응원방식 등에 대한 배타성 / 3) 오랫동안 곪고 곪은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못해서 거대해진 불신 등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이어져오니 혐오의 재생산에 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부정적인 행위를 비판하던 사람마저 그들과 마찬가지로 비합리적인/지나치게 과격하고 충동적인/폭력적인 언행이나 행동을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런 일이 생기면 비판을 받던 측에서는 역공을 하기 마련이고, 그렇게 투기장이 만들어집니다.

해결책을 찾기란 참 어려운 일이지만, 같은 목적성을 지닌 사람들끼리 보다 융화될 수 있는 계기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저는 역지사지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역지사지의 자세를 지니기만 해도, 순간적으로 치밀어오르는 화를 다스리고 보다 합리적인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갈등 상황에서 그러한 태도가 자주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팬덤 내에서/또는 구단 내에서 그 누구도 신격화의 대상이 되거나 성역이 되는건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공은 공이고, 과는 과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과가 있다면 공과 별개로 그에 대해서는 비판이 나와야 하고, 그래야만 건전한 피드백이 나옵니다. 동시에, 흔히 말하는 '고인 물이 썩는 현상'도 방지할 수 있겠죠. 과에만 집중해서 공도 깔아뭉개고 일단 내치라는 것도 문제고, 공에만 집중해서 모든 과를 넘어가고 덮어버리면서 신처럼 대우하는 일도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