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임완섭 감독 하니 생각나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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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천 시절 이야기를 해보자. 안산에서는 성공했는데 인천에서는 왜 실패했을까.
첫 번째 원인은 나다. 상황이 그렇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선택한 길이었다. 인천에 대해서는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 조금 순화해서 잘 써달라. 인천에서 내가 느낀 건 코치들이 다 인성도 좋고 훌륭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감독이 팀을 맡을 때는 코치 구성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야 한다. 확실히 내가 함께 데리고 온 코칭스태프가 없다는 게 아쉬웠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인천을 택한 내가 가장 큰 문제다. 누군가를 탓하기 위한 말이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후임 감독이 와서 생존에 성공한 모습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들 것 같다. 내가 떠난 뒤 성적이 나오면 솔직히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강등이라는 역사에 이름을 남길 뻔하다가 그걸 피한 건 다행 아닌가.
맞다.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다. 지금 와서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내가 있을 때는 그 어렵던 득점이 감독이 바뀐 이후에는 더 쉬워진 것 같기도 했다. 만약 내가 떠난 뒤에 강등이 됐더라면 계속 인천의 강등이 마음에 걸렸을 것이다. 지나가다 인천 팬을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늘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했을 것이다. 강등을 피해 정말 다행이고 인천 팬들에게는 축하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미안한 마음도 크다. 내 감정은 정말 복잡하다.
인천에서 코로나19로 관중 없이 아홉 경기를 치렀다. 인천 팬들로부터 한 번도 현장에서 응원을 받지 못했다. 안타깝다.
경기장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었다. 아마 성적이 좋지 않았으니 그 시기에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더라면 나에 대한 비난이 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욕 먹는 게 숙명이다. 두려워하면 안 된다. 채찍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팬들에게 욕을 먹는다고 절대 기분 나쁘지 않다. 인천에서 감독을 할 때 시간이 나면 지난 시즌 인천 경기를 자주 돌려봤는데 그럴 때마다 인천은 후반에 더 강한 모습이었다. 인천 선수들이 팬들을 마주하고 공격할 땐 팬들의 힘이 정말 컸다. 힘들었던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는 모습이 보였다. 선수들의 체력이 극에 달했을 때 소리쳐 주는 팬들 덕분에 한 발 더 뛸 수 있었다. 인천은 팬의 힘이 크다. 그걸 느끼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돼 아쉽다.
임감독님도 코칭스태프랑 선수단 구성을 본인 뜻대로 못하신 것, 팬들을 못 만난게 아쉬우셨던듯
차라리 1월에 임감독님 바로 선임했으면 좀 달랐을까 싶기도 하네
부디 타팀 가시면 꼭 성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