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대낮에 소름끼치게 해줄까
어제 한 괴담에 나온 아랫집 얘기임.
우리가 이사오고 나서 아랫집은 한동안 비어 있다가
시각장애인 한분이 들어와서 살았음.
먼저 살다 가신분 아들이 이걸 증여받은거 같애....
그분은 아예 맹인은 아니었고 눈이 많이 나쁘신 분이었는데
집 문이 잠깐 열렸을때 보인 바에 의하면
책이 엄청 많았어.
근데 이게 뭐 잘 정리된 그런게 아니라..
정말 무슨 헌책방마냥 바닥부터 책 탑이 쌓여 있었다고 보면 돼.
건물 자체가 오래된 건물이기도 했지만 습기가 좀 있어서
책을 그렇게 쌓아두면 곰팡이도 생길거고 벌레도 생길텐데 그렇게 방치해놨더라고.
그러면서 자기 집에 벌레가 많다고 늘 투덜거렸음.
그러던 어느 토요일 아침에
아랫집 남자가 문을 두드리더니 하는 말이
자기가 집에 벌레가 너무 많아서 벌레쫓는 연막을 피우고 외출할거라며
연기가 나와도 놀라지 말라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도 그냥 낮에 연기 나올 동안 냄새 날까봐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왔어.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니까
거실 바닥이 새카만거야.
나는 우리집 고양이가 화분을 발로 차서 흙이 다 거실에 떨어진줄 알았는데...
그게 다 죽은 벌레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