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나는 이명주가 인천 역대 최고라고 생각함(미드필더 중)
작년에 입단한 이명주한테 기대한 모습과는 많이 다른게 사실임.
케이리그를 오래 본 팬들에게 이명주는 매우 공격적이고, 패스의 창의성이 엄청난 선수였으니까.
포항시절 전반기만 뛰고도 시즌막판까지 도움순위 최상단에 있었던건(22년 무고사의 득점페이스와 같이) 모두가 기억할 모습이기도 하고.
그랬던 이명주가 작년엔 이른바 '살림꾼'과 같은 선수로 변해서 한국으로 돌아왔음.
이전과 같이 기술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자주 보여주는건 아니지만 왕성한 활동량을 기반으로
스스로 미드필더진의 공수밸런스를 조정하고, 재능넘치는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해주고 있지.
비슷한 성향에 살짝 다운그레이드였던 여름과 대단히 호흡이 좋기도 했었음.
당연히 예전같이 공격포인트를 왕창 쏟아내는 선수가 아니게 되었는데,
이건 스스로가 선택한 결과라고 생각함.
이명주의 플레이스타일변화로 인해서 눈이 즐거운 플레이는 줄어든게 분명히 사실인데
순간순간 보여주는 번뜩이는 창의적인 플레이는 여전함. 스타일만 변했을뿐
예전엔 스스로 공을 소유하고 패스길을 보는 선수였다면,
지금은 공 소유는 최소화하고 공간을 점유하며, 대부분의 플레이가 투터치 이내에서 종결되는 모습을 보임.
전형적인 10번롤보다는 많이 내려와서 빠른 공수전환을 해주고 있음.
혹자는 이런 모습을 보고 이명주의 탈압박이 약해진게 아니냐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음. 탈압박이라는게 반드시 본인이 멋지게 기술 쓰고 벗겨내는게 아니라
동료선수들과 공간을 활용해서 빠르게 압박에서 벗어나는게 핵심이라고 보는데, 이명주는 이 부분에서 도가 틈.
순간적으로 보여주는 고오급 스킬도 눈에 띄는 부분이고.
어쨌든 화려하고 성공적인 개인커리어를 이어온 선수에게 이런 스타일변화는 굉장히 낯설긴 하지만,
이명주는 인천이라는 팀에 독보적인 스타로서 입단하면서도 팀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시킴.
이래서 이명주가 인천 역대 최고의 미드필더라고 해도 무방하다는거임.
작년시즌은 22시즌에 비해서 다소 부진하고 눈에 띄지 않았는데,
이명주의 가치는 이명주가 부상으로 빠진 이후에 눈에 띄었음.
선수를 살리기 위해서 전술을 변화시키는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선수 스스로가 팀 전술에 맞춰서 변화하는 것이고,
이명주의 이런 변화가 진짜 슈퍼스타의 모습이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