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구단 조치에 대한 짧은 생각 (그런데 이제 글은 깁니다...)
먼저 여론이 이리저리 불타는 것은 여러가지 논점이 섞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120여명의 구성이 복합적입니다.
1. 구단과 친분이 있다고 인식되고 있는 강성 소모임 구성원 (이제 과거의 악행을 곁들인)
2. 군중심리에 이성을 잃은 인원
3. 미성년자
저는 개인적으로 1은 이렇게 명분이 생겼을때 깔끔히 분리.
2, 3은 반성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단이 손쉽게 1을 쳐낼수 있는 방법은 아무래도 그들이 끝까지 자진신고 하지 않는 엔딩이었을 텐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고요
모두가 자진신고를 했다는 가정하에, 임의대로 1~3에 대한 자체 징계의 수위를 다르게 내보낼 순 없습니다.
소수라면 한명 한명 케이스를 검토해서 판단해서 징계안 내릴 수 있겠지만, 120명 그렇게 할 시간적 여유가 우리 모두에게 없죠.
때론 정확한 결론 보다는 빠른 결단이 필요할 때가 있는 거니까요.
그렇다면 2와 3을 고려해서 일관된 징계를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건 사실 징계 수위보다는 그걸 실현할 수 있는 실효성 대책.
구단은 국가기관이 아니므로 이 이상의 어떤 대책을, 사실 끌어올 수가 없는 상황이죠.
인적 물적 인프라가 갖춰져 있었으면 못할바 없겠지만, 그거야 빠른 시일 내에 시민구단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결국 남는건, 1에 대한 처리방안과 무단침입하는 사례에 대한 대응입니다.
사실 이 두가지가 대부분 동일 집단에서 일어날 걸로 예상됩니다.
해당 사례가 일어났을 때 그럼 구단이 실제로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겠느냐.
저는 이 포인트의 상당 부분을, 구단이 우리에게, 즉 그들과 함께 관람을 하는 팬들의 신고에 기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신고 절차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봐주기 하는 거다 라는 의심은 잠시 내려놓고요
어쨌든 경기를 하는데 내 앞뒤옆근처 어딘가에 버젓이 들어와있네? 하는걸 인식하는 순간 얼른 신고해주길 바랄 거라는 거죠.
문제는 신고를 할 수 있는가, 인데. 여기 인네 글만 봐도 그들의 면면을 아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들의 얼굴을 모릅니다;;; 그러니까 그들이 내 옆에 앉아도 신고를 못해요.
그래서 구단이 저희에게 넌지시 알려줄 방법을 제시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구단의 ‘건전한 축구 관람 문화 캠페인’을 직접 선도"하는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고 하니
우리는 합법적으로 그들의 얼굴을 알게 될겁니다.
저도 처음엔 왜 저들이 내 짐을 검사하지!!! 라고 일부 반감이 들었는데.... 어, 그들의 얼굴을 유심히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기도 하더라고요.
문제는 봉사활동에 아예 참여하지 않으면서 무단침입을 시도하는 부류일텐데
이들도 결국은 무단침입자에 구단이 실제로 강경대응을 하는 사례가 쌓일수록 결국 그만두게 될겁니다.
즉, 인네의 강경론자 ^^ 분들이 원하는 사이다 결말은
진짜로 무단침입을 하는 분탕이 딱 걸리는 그 순간에 터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상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조용히 평화적으로 모두가 반성하고 봉사활동 하고 끝나는 엔딩이 가장 아름답고 성숙한, 변화된 인천을 보여주는 것이겠지만요...
만일 단 한번이라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좌시하지 않고 넘어가는 구단의 태도를, 여전히 한번 더 믿어보면서.
광주전에서 120여명 전원이 모여서 현수막 들고 구장 밖을 계속 돌면서 사죄와 클린문화 조성을 위한 캠페인을 하는걸, 대문짝만한 사진과 함께 보도자료 내시길 기원해봅니다. 물론 예쁜 쪼끼 맞춰 입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