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 어른 여러분
친구의 자랑과 한탄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힘든데 제 자존감 문제일까요
저는 인생을 복구 중인 백수입니다
학원강사하는 친구가 있는데 월급이 몇 백이다 돈을 몇 천을 모았다 자긴 옷을 한 달에 백만원씩 사고 해도 남아돈다 돈 벌기 쉽다 자랑하다가 술 좀 들어가면 학생 때문에 힘들다 학교 선생이 어쩌구 이 나라는 답이 없고 어쩌고 이러면서 하소연하고 징징대는데
뭐 매번 그랬지만 이제는 진짜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죽고 싶고 부모님께 죄송하고 막 미치겠음
학원강사 대단하고 난 그 직업을 동경함
고3 때 수능 연기되어서 메가스터디 같은 사설 강의 다 열어줬을 때 듣고 와 신세계다 하면서 놀랬던 기억도 있고 얼마나 살아남기 힘들고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힘든지 알기에 대단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함
내 친구도 대단하다고 느끼고 인정함
근데 저런 얘기 들을 때마다 미치겠음 내 인생은 답이 없는데...
방금도 간호사 친구가 월급이 얼마 들어왔네 차를 사게 되어서 다음주에 구청을 갈 예정이네 하면서 자랑하는데 축하한다 멋진 아들이네 용돈도 많이 드리고 좋은 차 샀네 이러긴 했는데 진짜 하... 죽고 싶었음
간호사 당연히 대단하신 분들이고 내가 몸과 마음이 병들어서 병원신세를 많이 진 사람이기에 그 분들이 얼마나 고생하시고 멋진 일을 하시는지 알죠 내가 이 친구 자기소개서랑 면접 도와준다고 많이 알아봤기 때문에 알아 얘도 열심히 살았고 다 알아요
근데 자랑하는걸 순수하게 축하 못하겠음 이젠
제가 열심히 살아가고 인생을 복구하려는 노력을 진짜 미친듯이. 하면 그런걸 잘받아줄 수 있을까요 제대로 축하도 해주고 직업 관련 하소연도 잘들어주고 그럴 수 있을까요
솔직히 지금 제대로 하는게 하나도 없는데 열심히라도 살면 좀 나아지려나 얘네를 안만날 수도 없고 좋은 친구들이고 한 명은 16년, 한 명은 11년 친구인데 진짜 오래 본 애들인데
걍 필기노트 인쇄 기다리는 중에 하소연해봤습니다
좋은 밤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