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사 인천 팬 부부와 생명의 은인, 감격스러웠던 만남의 현장
이후 A씨의 아내 B씨가 구단에 세 차례나 연락을 해왔다. B씨는 “내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잘 할줄 모른다”면서 “그래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은 구단에 연락을 하는 것뿐이었다. 처음에는 인천 구단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두 번은 구단에 전화를 했다. 그 분들에게 고마움을 꼭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천 구단도 직접 이 의인들을 찾기 위해 SNS를 통해 수소문했다. 다섯 명의 의인과 연락이 닿았고 이 중 한사코 감사의 자리를 고사한 계양역 역무원을 제외한 네 명이 대전전을 맞아 구단의 초대를 받았다. 이들은 하프타임을 이용해 감사패와 함께 홍삼, 구단을 후원하는 모히건 인스파이어로부터 숙박권을 선물로 받았다.
알고보니 이 부부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이들은 인천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다. A씨는 “인천에 온지 오래됐다. 나에게는 인천이 마음의 고향이다”라면서 “인천유나이티드를 10년째 응원하고 있다. 내가 차가 없어서 멀리는 못 가지만 작년에도 수원이나 서울 원정은 다 다녔다. 홈 경기는 전 경기 다 왔다. 그날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연신 감사의 마음을 전하다가 결국 눈물을 보였다. B씨는 “우리 아들이 5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면서 “아들도 축구를 너무 좋아했다. 아들을 잃고는 그 허전한 마음을 인천 경기를 보면서 달래고 있다”고 울먹였다.
B씨는 “5년 전에 아들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이렇게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있었으면 우리 아들도 하늘로 가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분들이 더 고맙다”고 말했다. A씨는 “나도 그 생각이 많이 들었다”면서 “이런 고마운 분들 덕분에 내가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됐다. 나에게 두 번째 생명을 준 분들이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이날 협심증으로 쓰러졌고 인천 팬들의 도움을 받아 응급실로 후송된 뒤 심장에 스탠트를 박는 수술을 했다. A씨는 “의사 분이 5분만 늦게 왔어도 생명이 위독했을 것이라고 하셨다”면서 “너무 감사하다. 같은 인천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인천유나이티드 구단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같은 인천 팬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위기의 순간 운명처럼 마주했다는 이유로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 이들이 서로 마주앉아 대화를 나눈 뒤 다시 관중석으로 돌아가기 위해 복도를 지날 때쯤 멀찌감치에서 인천 팬들이 부르는 응원가가 들려왔다. ‘서쪽 끝 도시의 사람들, 세상은 거칠다 말하지. 하지만 최고의 석양과 낭만과 꿈들을 가졌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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