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그럼에도 무고사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사실 솔직히 무고사는 감독 입장에서, 특히 약팀의 감독 입장에서 쓰기 편한 공격수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함
어떻게든 페널티 박스까지 자신에게 볼을 원활히 공급해줄수만 있다면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보여줄수 있는 포쳐로서의 무고사의 플레이스타일과
최전방까지 볼 배급 자체가 매우 힘든 현재 인천의 상황과 과연 잘 어울리는지 진지하게 고민이 들 정도로 안타까운 모습이 유독 올시즌 여러번 목격됐음
무고사는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기보단 자신에게 오는 찬스를 잘 마무리하는 선수고
(물론 그럼에도 간간이 번뜩이는 원터치 연계패스를 보여주는걸 보면 축구도사의 자질도 갖추긴 했지만)
현대축구에서 트렌드처럼 공격수에게 요구하는 전방압박이나 등딱, 몸싸움, 활동량같은 다재다능한 능력을 가진 선수는 아님
최후방 골키퍼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컴팩트한 압박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진 현대축구에서
무고사처럼 페널티 박스 부근에 박아놓아야 최고의 효율이 나오는 포쳐 스타일의 공격수는 분명 올드한 타입이고
그만큼 공격수 한 명이 경기장 전체에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들수 밖에 없고
이런 무고사 같은 선수를 활용하기 위해선 무고사가 골 넣는 역할에만 90분 내내 온전히 집중할수 있게
필연적으로 나머지 다른 팀원들이 무고사 한 명 분의 활동량, 영향력을 각자 부담해야하는 리스크가 있음
무고사라는 단 한 명의 선수에게 모든 지원을 몰아줘야하고 팀 전체가 그만큼의 부하를 감당해야하고
선수가 전술에 맞춰 움직이는게 아닌 전술을 특정선수에게 맞춰야 하는 위험부담이 있는 선수인건 분명하다고 생각
그럼에도 무고사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비록 자신을 가장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팀 입장에선 다소 이기적인 요구를 할 수 밖에 없는 선수지만
무고사는 자신은 그럴 가치가 있는 선수라는걸 무려 5년째 증명하고 있음
안타깝게도 올 시즌 인천은 무고사가 골 넣는 역할에만 집중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지만
그럼에도 지난 김천전 90분 중에 자신에게 온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꽂아넣으며
기어이 올해도 두자리수 득점 달성에 성공한걸 보면서 그런 확신이 들었다
분명 쓰기 편한 타입의 선수는 아니고, 현대축구의 트렌드에서 점점 뒤쳐지고 있는 플레이스타일이지만
인천이라는 팀 역사 전체에서 이런 특출난 능력을 가진 선수는 앞으로 결코 다시 보기 힘들것은 분명함
개인적으로 전술을 어느 특정 선수에게 맞추는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무고사 정도의 선수라면, 인천에서 무고사가 가지는 위상을 생각한다면, 지금 인천이 처한 상황을 생각한다면
마치 세금처럼 리스크를 감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걸
무고사는 그런 선수라는걸 다시 한번 확인할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