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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 3라운드(vs 울산) 리뷰: 가파른 문수의 경사만큼이나 높았던 울산의 벽

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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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sjk101/222272506733

 

오프닝

2020시즌 16라운드만에 첫 승을 거뒀던 인천. 올해는 2라운드만에 홈 개막전에서 대구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둔다.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거둔 승리였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즐거워하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인천은 2018시즌과 2019시즌에도 2라운드만에 승리했으나, 2번째 승리를 각각 19라운드, 15라운드만에 거두며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올해는 '진짜'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2번째 승리 타이밍이 중요하다. 조성환 감독이 강조하는 것처럼, 연승과 '연패를 끊는 것'이 인천에게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울산은 2경기 무실점 2연승으로 좋은 기세를 이어갔다. 조현우는 왜 본인이 국가대표 골키퍼인지를 증명하는 선방쇼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고, 홍명보 감독은 "최근 봤던 GK 중 최고"라며 조현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천의 그것과는 다른 맥락이지만 울산도 '올해는 다르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시즌이다. 물론 홍명보 감독의 첫 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강력한 경쟁자인 전북의 김상식 감독도 첫 시즌이다. 전북의 시즌 초반 경기력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울산은 이 타이밍에 치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3월 9일자 문수)

평일 저녁이지만 많은 관중들이 문수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3R 울산전_1.png

(인천 선발 라인업)

3R 울산전_U_1.png

(울산 선발 라인업)

 

양 팀 모두 어느 정도의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인천은 오반석, 김도혁과 김현에게 휴식을 주면서 델브리지와 최범경, 유동규를 투입했다. 델브리지와 최범경은 시즌 첫 선발이었다. 울산은 설영우, 원두재, 이동경, 김민준 대신 홍철, 신형민, 김성준, 강윤구를 출전시켰다. 최전방 이동준이라는 다소 변칙적인 라인업이었는데, 홍명보 감독은 사전인터뷰에서 힌터제어와 김지현 모두 부상이 있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틀

인천은 지난 경기와 같은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공격과 미드필더, 수비에 한 명씩 로테이션이 있긴 했지만 기본적인 틀은 대구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비 상황에서는 아길라르와 유동규가 최전방에 배치되어 울산에게 압박을 가했다.

유동규는 빠른 기동력을 바탕으로 울산의 수비에게 전방 압박을 가했지만, 불투이스와 김기희라는 벽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간혹 보여주는 순간적인 움직임은 이 선수가 점점 1부리그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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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혁 대신 출전한 최범경은 본인의 장점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는 잘 나오지 않았고, 패스 미스가 잦았다. 본인에게 잘 맞지 않는 역할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자신감을 조금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구본철은 폼이 좋지 않은 홍철을 상대로 패기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국가대표 풀백을 상대로 기죽지 않고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고, 중앙으로 좁혀 들어와서 순간적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유동규에게 스루 패스를 넣어주기도 했다. 지난 대구전에 이어서 이 날도 당돌한 활약이었다.

울산은 공격수들의 부상이라는 변수 때문에 전술적으로 변화를 가져갔으나, 시스템적으로 안정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2-3-5, 3-2-5, 3-3-4 등 유기적인 포메이션 변화를 통해 삼각 대형을 만들어갔고 공간을 점유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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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스트라이커가 없는 상황에서 윤빛가람은 사실상 펄스 나인처럼 움직이면서 이동준과 김인성을 보조했다. 윤빛가람이 연계를, 이동준이 침투를 맡으며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는 모습은 울산에게 새로운 전술적 방향을 제시하는 것 같았다.

강윤구와 김인성은 좌우로 넓게 포진했다. 좌측 하프스페이스는 윤빛가람이 점유했다면 우측 하프스페이스는 김태환과 강윤구가 번갈아가면서 점유하는 모습이었다. 김성준은 신형민의 부족한 기동력을 보조하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고, 홍철과 김태환이 수시로 중원에 가담해 주기도 했다. 이 날 울산의 풀백들은 한 명씩 수비 라인과 중원과 같은 라인에 서며 3-3-4 형태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조성환 감독이 강조했던 '평범한' 실수

사전 기자회견에서 조성환 감독이 언급했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실수'였다. 울산에는 빠른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평범한 실수 하나로도 치명적인 일격을 당할 수 있다는 맥락이었다. 그리고 전반 초반부터 인천은 그 '평범한' 실수들 때문에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인다.

킥오프 후 5분도 채 되지 않아 문지환이 후방에서 볼을 간수하다가 빼앗기고, 이 볼은 이동준에게 연결되어 원더골이 터지고 만다. 결과적으로 VAR 체크 후 문지환이 볼을 빼앗기는 과정에서 신형민의 파울로 선언되어 노골 선언되었지만, 불안한 시작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태희가 볼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이동준이 압박을 가하고, 이태희가 이동준을 걷어차면서 PK가 선언된다. 이태희는 스스로 PK를 막아내며 결자해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하필 오재석의 발이 페널티박스 안에 걸쳐있으면서 다시 한 번 PK가 선언된다. 윤빛가람은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초반부터 자잘한 실수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인천은 주도권을 쉽게 가져오지 못한다. 전반 중반이 되면서 조금씩 안정감을 찾으며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초반 집중력이 아쉬웠다.

변화 시도, 효과를 보다

인천은 하프타임에 바로 변화를 준다. 유동규와 구본철을 빼고 김현과 지언학을 투입한 것. 지언학은 우측 미드필더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되었고, 최범경이 우측으로 위치를 옮긴다. 효과는 즉각 드러났다. 지언학이 하프스페이스 지역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아길라르가 직접 때렸고,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지만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다시 한번 아길라르가 이 코너킥을 올려주었고, 김광석이 인천에서의 데뷔골을 성공시킨다. 철벽같았던 울산과 조현우를 뚫어내는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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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 대구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김현은 투입되자마자 본인의 피지컬을 바탕으로 불투이스와 김기희에게 부담을 주었다. 최범경은 중앙보다 측면에서 보다 편한 모습을 보여줬다. 압박이 덜하다보니 패스미스도 줄어들었고, 본인 특유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었다. 홍철의 매치핏이 100%가 아닌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울산은 하프 타임에 강윤구 대신 이청용을 투입한다. 강윤구는 개막전만큼의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교체 투입되어 들어간 이청용은 그야말로 축구 도사같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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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의 투입으로 김태환이 측면에서 보다 직선적인 오버래핑이 가능해졌고, 이청용은 하프스페이스를 포함한 여러 지역을 커버하면서 패스를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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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울산이 라인을 올리는 상황을 역이용하기 위해 수비 형태에 변화를 준다. 아길라르 대신 지언학을 김현과 함께 전방에 포진시키며 빠른 역습을 노린 것.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인천에게 독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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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길라르의 커버가 조금 늦는 상황에서 울산이 페널티 박스 안까지 밀고 들어오게 되었고, 델브리지의 파울로 PK가 선언된 것. 이동준이 이를 성공시키며 울산은 다시 한 번 리드를 잡게 된다. 울산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김성준 대신 이동경을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빠른 템포를 가져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인천이 동점골을 넣기 위해 전진하는 상황에서 이동경의 투입은 울산의 역습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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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최범경 대신 송시우를 투입하며 추가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다. 양 팀의 공방이 오가는 과정에서 송시우가 빠른 드리블 돌파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울산의 공격진은 인천의 높은 라인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았다. 울산의 세 번째 골은 현재 K리그에서 가장 빠르고 활발한 이동준과 김인성의 완벽한 합작이었다.

이미 교체카드 세 장을 사용한 인천은 기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U22 카드인 박창환을 투입시킨다. 주중 경기라는 부담감과 동시에 경기를 이대로 포기하지는 않겠다는(경기의 흐름이 기울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의지도 담고 있는 교체였다. 아길라르와 문지환이 빠진 인천의 중원에는 김준범과 박창환이 들어간다. 다시 한 번 인천의 포메이션에 변화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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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이때부터 지언학을 최전방으로 올리면서 4-4-2로 포메이션을 바꾼다. 하지만 공격 전개 과정에서 패스 미스가 발생하면서 울산에게 위협을 가하지는 못했다. 울산은 홍철 대신 설영우를 투입하며 경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한다.

후반 들어 인천과 울산이 보여준 전술 변화는 짚고 넘어갈 포인트들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패배했지만 인천은 꾸준히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했고, 동점골을 넣으며 효과를 보았다. 울산은 두터운 스쿼드를 십분 활용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변화를 자주 가져감에도 불구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울산은 전술적인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좋은 팀이었다.

마무리

인천과 울산 두 팀 모두 주말에 라이벌 매치를 앞두고 있다. 인천은 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여 인경전을 벌이고, 울산은 포항으로 넘어가 동해안 더비를 펼친다. 더비를 앞둔 두 팀은 어느 정도의 로테이션을 통해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결과는 상반되었지만, 양 팀 모두에게 긍정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천은 밀리는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멘탈리티를 보여주었다. 그 중심에는 '우리 형' 김광석이 있었다. 2점차로 밀리고 있고 정규시간이 끝나감에도 김광석은 "포기하지마!" 를 외치며 팀원들에게 사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베테랑의 품격이었다. 왜 이 선수를 주중 경기에서 뺄 수 없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두텁지 못한 스쿼드 속에서 인천은 김현과 김도혁, 오반석에게 휴식을 주었다. 다행히 서울보다 하루 더 쉴 수 있는 일정적인 여유도 있다. 울산전에서의 로테이션이 성공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서울전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히든인천: http://hipod.co.kr/channel/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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