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프리뷰/리뷰 [Forever IUFC 2023] ② 3월 18일의 악몽, 김대경

title: 파검메이트포르테
380 40 4
URL 복사

인천은 드라마와 같은 시즌을 정말 많이 보냈습니다.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모두 이겨내고 어느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팀으로 성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랫동안 헌신해온 선수들이 많지만, 모두가 인천 소속으로 계속 함께 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번에 인천을 떠나는 선수들 중 특히 오랫동안 인천에 있었던 선수들에 대해서는 재조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특집 시리즈 글을 준비했습니다. 두번째 주인공은 사이드 킬러, 김대경 선수입니다.

 


 

136261_62360_2425.jpg

 

이름 : 김대경 (金大, Kim Daekyung)

생년월일 : 1991.09.02

국적 : 대한민국

신체조건 : 179cm, 69kg

포지션 : 윙백, 풀백, 윙어

학력 : 거여초-원삼중-문성고-숭실대

 

 

인천 합류 이전의 김대경

 

364345_96249_3448.jpg

강릉문성고 시절의 김대경.

 

서울에서 태어나 거여초등학교에서 처음 축구를 배우기 시작한 김대경은 학창 시절을 여러 곳에서 보냈습니다. 용인 원삼중학교를 거쳐 강릉 문성고등학교로 진학한 그는 문성고 시절 팀의 에이스로 꼽히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스피드를 지닌 측면 자원으로 주목을 받은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숭실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숭실대 시절에는 성실하고 노력하는 선수로 통했는데, 다이렉트한 플레이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8e012c908853ca4cfa4d649679585de1.jpg

수원에서 야심찬 출발을 알렸던 유망주 김대경.

 

이후 2013시즌을 앞두고 번외지명으로 수원의 유니폼을 입게 됩니다. 프로에 입성했지만 번외지명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기대치는 높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훈련에서 열심히 노력하면서 본인을 입증한 김대경은 시즌 초부터 자주 기회를 받게 됩니다. 4월에는 리그에서 1득점 1도움을 올리며 수원 4월의 선수로 선정되기까지 했죠. 기대되는 신인으로 서정원 감독도 직접 언급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후로는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면서 애매한 입지로 떨어지게 됩니다.

 

2014시즌에는 전력 외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시즌 중반 PSV 아인트호벤과의 친선경기에서 결승골을 기록해 잠시 주목을 받았으나, 정작 리그에선 1경기 출전에 그쳤죠. 부상까지 겹치며 컨디션이 떨어진 게 원인이었습니다.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김대경은 이적을 모색했습니다.

 

 

시행착오, 2015년

 

1444819680677.jpg

전남을 상대하는 김대경.

 

2015년 1월 23일, 인천은 전북의 박세직과 수원의 김대경을 영입했다는 오피셜을 냈습니다. 당시 영입된 두 선수 모두 전 소속팀에서는 전력 외였기에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다만 당시 인천 스쿼드가 얇고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프로 첫 해 보여준 게 있던 김대경을 향한 기대도 어느 정도는 있었습니다.

 

시즌이 시작된 후 김대경은 간간히 경기에 투입됐지만, 주전으로 올라서지는 못했습니다. 윙어로 주로 뛰다가 종종 풀백으로도 내려가는 유틸리티 자원 정도의 입지였죠. 그래도 시즌 중반부터는 폼이 상승해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FA컵 일정을 병행하면서 지친 선수들이 늘어나자 김대경의 출전 시간도 자연스럽게 많아졌습니다. 간간히 직선적인 플레이로 매력을 보여줬지만 주전과는 거리가 있던 시즌이었죠.

 

 

한 단계 나아간 시즌, 2016년

 

2136881.jpg

마침내 인천에서의 데뷔골을 기록한 김대경.

 

새 시즌에도 김대경은 주전으로 출발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입지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죠. 윙백으로도 자주 기용됐고, 경기력 면에서 팬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좌우측을 가리지 않고 메울 수 있는 그의 멀티 능력은 팀에게 큰 자산이었습니다. 김대경 특유의 활발한 플레이는 팀에게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이기형 대행 체제가 시작된 후부터 김대경은 다시 윙어로 올라갔습니다. 측면에 여전히 주전 경쟁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이전보다 그의 출전 시간은 늘어났습니다. 마침내 포항과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쓸어담기도 했고요. 여전히 로테이션 멤버였지만 이전보다 가치가 올라가고 있었기에 의미 있던 시즌이었습니다. 계약이 만료되어 FA 자격을 얻었지만, 구단은 성장하고 있던 김대경에게 재계약을 제시했습니다. 선수 본인도 이를 수락하면서 인천과 김대경의 동행은 이어졌습니다.

 

 

정상에서 찾아온 추락, 2017년

 

mug_obj_148923810268251207.jpg

자신의 시즌 첫 경기에서 김대경은 멀티골을 쏘아올렸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경기에서 끔찍한 부상이 찾아오고 말았습니다.

 

2017시즌을 앞두고 김대경은 그 어느 때보다 몸 상태가 좋았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데뷔 이래 최고의 컨디션이라고 밝혔죠. 이미 전 시즌 막판부터 상승세를 탔기에 기대감은 더욱 컸습니다. 코치진에서 이미 출정식 행사를 통해 김대경을 향한 기대감을 직접 드러냈을 정도입니다.

 

전지훈련 막판에 입은 경미한 부상으로 개막전에는 결장했지만 2라운드 대구 원정에 출전했고, 2 : 0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프리킥으로 극적인 만회골을 터뜨리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습니다. 그리고 막판 인천에 주어진 페널티킥까지 성공시키며 멀티골을 기록했죠. 프로 데뷔 후 첫 멀티골을 기록한 김대경은 어느 때보다도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바로 다음 경기인 3월 18일 전북과의 경기에서 김대경은 당당히 선발로 출전했습니다. 활기차게 뛰며 상승세를 이어가고자 노력했죠. 그러나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발을 잘못 디딘 김대경은 쓰러졌고, 그대로 교체됐습니다. 이 때 그와 교체되어 들어간 선수가 문선민이었죠. 경기가 끝난 뒤 김대경이 진단받은 부상은 아킬레스건 부상이었습니다. 그 자체로도 심각하지만 재발 위험성이 너무도 높아 더욱 끔찍한 부상이죠.

 

첫 부상까지만 해도 김대경은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몸 상태가 그 전까지 너무 좋았기에 회복도 금방 하고, 정상 컨디션으로 올라갈 수 있으리라 믿었던거죠. 하지만 수술을 마치고 집에서 쉬던 당시 화장실을 가다 넘어져버렸고, 그의 부상은 재발했습니다. 첫 부상 이후 3달 후의 이야기입니다. 결국 김대경은 아킬레스건에 또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팬들이 예상했듯이 김대경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2017년에 더이상은 경기를 뛰지 못했습니다.

 

 

험난한 재활 과정의 연속, 그리고 복귀

 

3EUW5YUCORWMTE4CWYIA4WVZM4.jpg

다시 경기를 뛰기 위해 그에게는 747일이 필요했습니다.

 

해가 지나 2018년이 됐습니다. 김대경은 여전히 팀의 일원이었지만, 그의 부상은 쉽사리 낫지 않았습니다. 아킬레스건 파열 이후 그는 더이상 오른발을 100% 컨디션으로 회복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노력하더라도 80~90%가 최선인 상황이었죠. 그런 와중에 복귀하고자 운동을 하면 어깨, 근육 등 다른 부위까지 부상이 생겼습니다. 한 곳이 나아지면 다른 곳이 나빠지는 악순환 속에서 그의 이름은 점점 잊혀졌습니다. 2018시즌 중반에 잠시 벤치로 올라왔으나 출전하진 못했고, 이후 다시 부상에 시달리며 R리그에서 간간히 뛰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R리그에서 여러 포지션을 돌며(무려 센터백으로도 나왔습니다.) 새 가능성을 탐색했지만, 실전에서 기용되진 않았습니다.

 

2018시즌을 마치면서 그의 계약도 종료되었습니다. 1년 반 이상 아무 것도 하지 못했기에 그의 미래는 무척 불투명했죠. 그러나 인천 구단은 그의 가능성을 믿고 1년 재계약을 제의했습니다. 김대경 입장에서는 당연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제안이었습니다.

 

2019시즌 5라운드 대구전에 김대경은 마침내 선발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무려 747일만의 복귀전이었죠. 경기 직전 김진야, 정동윤 등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때마침 폼을 올리고 있던 김대경이 선택을 받았습니다. 공백기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폼이었으나, 워낙 상태가 안 좋았던 팀은 또 대패를 당하면서 아쉬운 복귀전을 치르게 됩니다. 그래도 복귀했으니 점차 폼을 올릴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지만 부상은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습니다. 해당 경기 이후로도 자잘한 부상이 따라다녔고, R리그에서 조금씩 뛰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산업기능요원 김대경

 

1-2-696x464.jpg

시흥의 김대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4급 판정을 받았던 김대경은 현역이 아닌 다른 길로 병역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2019년 중순, 김대경은 산업기능요원 신분으로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 팀을 잠시 떠났습니다. 그의 행선지는 바로 시흥시민축구단이었죠.

 

시흥에서 김대경은 제법 중요한 선수로 평가받았습니다. 뛸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거의 무조건 선택을 받았죠. 그러나 이 팀에서도 역시 부상은 그를 따라다녔습니다. 산업체 근무와 병행하면서 체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아킬레스건에 이어 또 다른 취약점이 된 어깨에도 자주 부상이 생겼습니다. 경기에는 제법 나설 수 있었지만, 여전히 그의 커리어에는 불운이 남아있었습니다.

 

 

복귀, 분전, 그리고 마지막

 

s_IU221011-295.jpg

지금 보니까 김준엽 빼고는 모두 떠나버린 사진.

 

2021년 여름, 김대경은 마침내 인천으로 복귀했습니다. 복귀 인터뷰에서 김대경은 여전히 컨디션이 좋지 않으나, 몸을 끌어올리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스쿼드가 너무 좋아진 인천에서 김대경에게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고, 다시금 그의 이름은 잊혀졌습니다.

 

2022시즌에도 팀에 잔류하긴 했지만 그의 존재감은 여전히 낮았습니다. 가끔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죠. 시즌 막판에 특히 이름이 자주 보이면서 복귀전을 치르게 될지 관심을 모았지만 끝내 전역 후 0경기 출전에 그쳤습니다. 시즌 종료 후 인천과의 계약도 만료됐고, 오랜 시간을 팀과 함께 보냈던 김대경도 결국 팀을 떠나야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2017년의 그 부상이 사실상 '프로축구선수 김대경'의 가치를 박살낸 것 같습니다. 해당 부상으로 더는 발 컨디션이 예전처럼 돌아올 수 없었고, 게다가 의도치 못한 사고로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거기에 어깨 부상, 근육 부상까지 겹치며 프로에서의 경쟁력은 사실상 상실해버린 상황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이 어떻게든 그를 끌고 가려고 했던 점, 보낼 생각이 있었다면 진작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단도, 코칭스태프도 그의 가능성을 여전히 믿고 있던 것 같습니다. 보여준 게 있었고, 본인도 컨디션이 올라온 순간에는 제법 좋은 인상을 줬다고 하니까요. 이래저래 아쉽지만 이제는 작별할 때가 됐습니다. 어디에서든 행복하게 웃으면서 지낼 수 있길 바랍니다. 특히 건강하게요.

 

 

여담

 

- 축구는 본래 초등학교 취미반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래보다 발이 빨랐던 모습에 주목하여 정식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 수원 시절 친하게 지냈던 선수가 바로 홍철입니다. 그런데 어째 홍철의 SNS 활용 능력을 배워왔는지 인천에서는 인천을 대표하는 악플러 컨셉으로 제법 유명했습니다. 동료 선수들에게 장난을 거는 지분이 엄청 높았지만 반대로 친화력 역시 좋았는지 또래, 후배 선수들과 자주 어울려 다녔습니다.

 

- 부상 이후 R리그, 2군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다가 어린 선수들과 엄청나게 친해졌습니다. 밥도 자주 사준 모양입니다.

 

- 인천과 계약이 끝나가던 시점에 결혼 소식을 알렸습니다.

 

- 선호하는 등번호는 36번인데, 수원 입단 당시 처음으로 배정받은 번호였기에 본인은 36번을 '초심'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15년에 17번을 잠시 단 것을 제외하면 커리어 내내 36번을 선택했습니다.

 

- 큰 부상의 여파가 크긴 하지만 그 전에도 부상이 잦은 편이긴 했습니다. 자잘한 부상이 자주 있어서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던 점이 커리어 내내 아쉬움으로 남을 듯합니다.

 


 

이상으로 김대경 선수의 인천 시절도 모두 돌아봤습니다. 이 선수를 생각하면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제일 먼저 듭니다. 오래 함께 해왔던 선수였던만큼 항상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글 주제는 아길라르입니다.

공유스크랩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공유

퍼머링크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5월의 공지 | 중고장터, 사이트 분위기, 친목, 개인적인 당부 9 title: 파검메이트포르테 1일 전20:29 649 +79
공지 공지 인네로드 작성가이드 9 title: 침착맨준아맘 24.02.04.12:57 1787 +58
공지 공지 [인천네이션 통합 공지] (필독 요망 / 2023.12.15 수정) 6 title: 파검메이트포르테 23.02.02.00:13 18867 +48
인기 자유 노란색 줄까? 빨간색 줄까? 10 N 남궁경상 2시간 전08:24 368 +52
인기 루머 5/6 제르소 싸인회 관련 7 N title: 크로아티아윤찌빠 3시간 전07:23 641 +48
인기 자유 은퇴번복 후 조축복귀전 13 N title: 2024 SPECTRUM(H)인천투게더 2시간 전08:42 255 +24
256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무니 20시간 전14:05 227 +27
255 칼럼/프리뷰/리뷰
image
무니 24.04.25.14:36 172 +12
254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무니 24.04.24.16:20 131 +9
253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무니 24.04.22.14:26 2076 +135
252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title: 2022 TRINITY (H)관망호랑이 24.04.20.19:00 302 +22
251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FOCUSONUNITED 24.04.18.16:22 376 +23
250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무니 24.04.18.15:49 173 +16
249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스날이 24.04.18.14:54 251 +20
248 칼럼/프리뷰/리뷰
image
무니 24.04.12.13:48 236 +18
247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무니 24.04.11.11:53 128 +11
246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무니 24.04.09.13:01 109 +13
245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무니 24.04.08.15:22 165 +13
244 칼럼/프리뷰/리뷰
image
무니 24.04.08.00:55 618 +60
243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무니 24.04.05.16:31 408 +18
242 칼럼/프리뷰/리뷰
image
무니 24.04.04.23:40 232 +18
241 인유역사관
normal
무니 24.04.03.14:13 1308 +95
240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무니 24.04.02.11:28 181 +11
239 칼럼/프리뷰/리뷰
image
무니 24.04.01.16:58 209 +9
238 칼럼/프리뷰/리뷰
normal
무니 24.03.28.14:29 796 +76
237 칼럼/프리뷰/리뷰
file
파검의12번째선수 24.03.27.23:10 13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