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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 5라운드(vs 수원FC): 좋은 결과, 그렇지 못했던 경기력

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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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sjk101/222282244084

 

오프닝

인천은 지난 서울전 패배하며 시즌 첫 연패를 기록한다. 조성환 감독은 일관된 태도로 연승을 하는 것, 연패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혀왔다. 50대 50 싸움이었기에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가 아쉬웠다. 이미 지난 패배를 되돌릴 수는 없다. 다가오는 주중 경기 또한 홈 경기였고 상대는 승격팀인 수원FC이다. 중하위권에서 경쟁을 해야할 수 있는 상대이기 때문에 인천으로서는 무조건 잡아야 하는 상대이다.

수원FC는 지난 경기, 박지수를 바로 선발로 내세우면서 성남을 잡으려 했으나 변수가 발생했다. 박지수가 뮬리치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퇴장이 선언된 것. 박지수의 공백은 수원에게 치명적이었고, 결국 수원은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채 역전패를 당하고 만다. 2무 2패. 승격 이후 아직 승리가 없기 때문에 수원에겐 승리가 간절하다. 불행 중 다행일까. 경기 당일 박지수의 퇴장 판정이 철회되면서 박지수가 인천전 출전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국가대표급 수비수의 복귀였기에 수원 입장에선 호재였다.

 

5R 수원FC전_1.png

5R 수원FC전_U_1.png

 

(양 팀 선발 라인업)

 

인천은 현재 내세울 수 있는 최선의 라인업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주중 경기였지만 로테이션은 없었다. 네게바와 아길라르가 지난 서울전 많은 시간 뛰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었다. 시즌 초 양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기가 시작되었다.

5R 숭의.JPG

(3월 17일자 숭의)

 

실수연발 전반전

긴장한 탓일까. 경기는 어수선한 느낌을 주면서 시작되었다. 중원에서 인천의 볼이 제대로 돌지 않았고, 오히려 수원의 어린 공격진에게 역습 찬스를 내주었다. 한승규의 전진성은 인천에게 위협이었고 K리그1 최연소 기록을 세운 이영준의 움직임은 활발했다.

인천 선수들은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 같았다. 중원에서의 패스는 수원에게 자주 끊겼고, 선수들 사이의 간격은 제각각이었다. 심지어 믿었던 수비진들도 클리어링하는 과정에서 미스가 있었다. 이 상황들은 눈으로 드러나는 결과들이고, 그 이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첫 번째로, 선수들 간의 위치 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날 네게바는 측면에 국한되어있지 않고 중앙으로 파고들어오는 움직임을 이전보다 더 자주 보여주었다. 네게바가 좁혀들어올 때, 왼쪽 공간은 오재석과 김도혁이 올라가면서 점유해줬고 문지환과 아길라르가 3선을 구축하는 모습이었다. 오재석이 오버래핑하는 과정에서 그 뒷공간을 문지환이 커버하다보니 중원에서 빈 공간이 생겼고, 수원은 이 공간을 공략하면서 인천을 압박했다.

5R 수원FC전_3.png

문지환 홀로 중원을 커버하기에는 너무나도 넓은 공간이었다. 아길라르가 3선까지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볼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중원에서의 공백은 자연스럽게 세컨볼 탈취 실패라는 결과를 낳았고 인천이 흐름을 가져오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두 번째는 잦은 패스미스와 턴오버였다. 공격 진영에 많은 숫자를 배치하는 의도 자체는 이해할 수 있었다. 무조건 승점 3점이 필요한 경기였고 이번 시즌 수원FC의 수비가 그렇게 안정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격진에 무게를 두고 라인을 올린 상황에서 미스가 발생하면 상대는 넓은 공간을 공략할 수 있다. 상대방 박스 근처에서 공격적인 패스를 시도하다가 커트당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기본적인 패스 미스들이 눈에 들어왔다. 인천은 이러한 실수들 때문에 경기 초반 쉽게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인천의 공격적인 자세는 선제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난다. 오재석이 높은 위치에서 수원의 볼을 뺏었고 김현에게 내줬다. 침투하는 네게바가 볼을 이어받았고 아길라르에게 다시 연결한다. 아길라르는 직접 볼을 몰고 들어가 슈팅까지 연결하며 골을 만들어냈다. 심지어 오른발이었다. 수원FC의 수비진은 아길라르의 왼발을 견제하느라 오른발 각을 열어주고 말았고, 아길라르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인천은 너무나도 빠르게 동점골을 허용한다. 이번에도 시발점은 오재석이었다. 정충근이 오재석에게 볼을 빼앗아 한승규에게, 한승규가 침투하는 조상준에게 스루 패스를 넣어줬다. 조상준의 깔끔한 마무리. 심지어 중계 카메라는 아길라르의 골을 다시 보여주다가 수원FC의 동점골 장면을 놓친다. 인천 입장에서는 상당히 허무한 실점이었다.

흐름을 바꾼 PK

인천은 하프타임에 구본철 대신 지언학을 투입하면서 변화를 시도한다. 지언학은 오랜만에 측면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받았다. 수원FC 또한 이영준 대신 라스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시도한다. 전반전에 이미 조상준과 정충근을 빼고 무릴로와 김호남을 투입했던 수원은 전반과는 전혀 다른 쓰리톱으로 후반전에 돌입한다.

인천은 전반보다 실수가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들쭉날쭉했던 선수들 사이의 간격도 유지가 되었고, 공격 전개 과정에서 패스미스도 줄어들었다. 전반전부터 여러 공간을 커버하면서 수원의 수비에 균열을 만들어낸 네게바는 후반전에도 활발한 드리블을 보여주었다. 이 상황에서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인천 쪽으로 바꿔버리는 판정이 두 번 발생한다.

53분, 네게바의 슈팅이 박지수의 손에 맞았고 주심은 바로 PK를 선언한다. VAR 판독이 있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박지수는 옐로카드를 받게 된다. 키커는 아길라르. 시즌 초반이지만 리그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갈 수 있는 찬스였다.

하지만 슈팅은 골대 맞고 아웃. 잔디가 밀리면서 공이 떴고, 그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원FC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만한 상황이었다. 인천은 리드할 수 있는 찬스를 놓쳤고, 김도혁 대신 김준범을 투입하면서 다시 한 번 변화를 준다.

5R 수원FC전_4.png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인천은 계속해서 수원FC를 밀어붙인다. 간혹 수원의 롱 볼이 라스를 향하기도 했으나 딱히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라스는 피지컬을 제외하고 에너지 레벨에서나 볼터치 등 No.9이 가져야 할 능력 면에서 이영준보다 낫다는 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66분, 다시 한 번 사건이 벌어진다. 인천의 수원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김준엽의 슈팅이 박지수의 팔꿈치에 맞은 것. VAR 판독 결과 다시 한 번 PK가 선언되었고 박지수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다. 2경기 연속 퇴장이라는 보기 드문 장면이었고, 박지수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이번 키커는 김현. 김현은 유현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인천에서의 데뷔골을 성공시켰고, 무고사를 위한 '스트롱맨' 세레머니를 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수적 우위 상황에서 밀어붙인 인천

스코어는 2-1, 상대방은 한 명 부족한 상황. 인천은 계속해서 수원FC를 밀어붙인다. 수적 우위를 활용하면서 상대방보다 에너지 레벨에 앞서는 모습이었고, 동점골을 넣기 위해 라인을 올리는 수원의 뒷공간을 노렸다. 수원은 점점 힘이 빠지는 모습이었고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김현의 연계, 지언학과 네게바의 속도는 큰 무기가 되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지 못해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았던 네게바는 엄청난 테크닉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인천에서의 데뷔골이었다. 리듬을 타기 시작한 아길라르와 네게바의 조합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문지환은 종료 직전 아길라르의 코너킥을 받아 헤더로 골을 넣으며 본인 프로 통산 첫 골을 성공시켰다. 경기 결과는 4-1. 클린 시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다득점 경기를 통해 인천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기는 경기였다.

마무리

내용에 비해 결과가 좋았다고 할 수 있는 경기였다. (결과적으로 다시 번복되면서 촌극을 빚기는 했으나)상대방의 퇴장이라는 변수가 큰 영향을 미쳤다. 조성환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하며 하프타임에도 선수들에게 그 부분을 일러주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전 경기들에서 경기력은 좋았으나 승점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인천은 5라운드만에 2승을 기록했고 이는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는 '진짜' 다르다고 평가받(고 싶어하)는 인천이 경기력과 승점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시즌은 길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인천이 이러한 분위기를 어느 정도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히든인천: http://hipod.co.kr/channel/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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