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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금요일, 우리의 함성을 보냅시다! 한 명의 팬으로서 던지는 출사표.

title: 유티얼빡찬누리유티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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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1로빈의 끄트머리다. 지난겨울 인천은 이름 높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새 시즌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러나 시즌 시작과 함께 우리는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였고 썩 만족스럽지 않은 봄을 보내고 있다. 어수선했던 4월을 보내고, 어려우리라 예상했던 포항 원정에서 승리를 따내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상황은 여전히 위태롭다. 다음 경기 상대가 10경기에서 고작 승점 2점을 건진 상태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역사적으로 이 팀에 많은 승점을 헌납해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상대는 새 감독의 취임을 앞두고 있어 동기부여 요소도 충분하다. 이 팀의 팬들은 팀 성적이 부진함에도 원정석 전체를 매진시키고 그 거센 응원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서 한 번 더 힘을 내서 1로빈의 마지막을 승리로 마무리해야 당초 우리가 기대했던 상위권을 향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리그 초반, 성적 부진으로 크게 이슈가 된 두 팀, 수원삼성과 전북은 팬과 구단 사이의 갈등이 크게 부각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팬은 팀을 신뢰하지 못했고, 구단은 팬들이 두려워 뒤로 숨기에 바빴다. 서포터는 응원을 거부하기도 했고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감독과 구단의 의사표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위축되었고 경기력은 좀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팀과 팬 간의 사이가 벌어지는 것이 어느 정도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여러 잡음이 있었지만 어쨌든 수원삼성 구단은 전북보다는 좀 더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렸다. 팀에는 자극이 될 것이고 팬들에게도 다시 응원에 나설 명분이 주어졌다. 수원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우리로서는 아쉬운 일이다.

 

 

사람들은 승리하기를 원한다. 어떠한 경쟁에서 직접적으로 승리를 따낼 수 없는 경우에는 싸움에 뛰어든 누군가를 지지하고, 그들이 승리하는 것을 자신의 승리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쉽게 승리하는 쪽에 서고 싶어 한다. 스포츠 종목을 막론하고 좋은 성적을 올리는 팀은 연고와 관계없이 많은 팬을 보유하게 된다. 지구 반대편에서 펼쳐지는 축구 리그의 명문 클럽들에 아시아인들이 환호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들은 승리를 선물하기 때문이다. 승리할 일이 좀체 없는 우리네 삶에 그만한 승리감과 우월감을 쉽게 얻는 방법도 드물다. 남부권 강팀들이 수도권에서 원정석을 가득 채우는 이유는 수도권에 지방 출신 주민들이 많아서만은 아니다. 연고와 관계없이 승리감을 선물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승리감을 찾아 팀을 응원하는 것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강팀이 많은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수원삼성이 많이 찌그러졌다고 하지만 근 20년 가까이 리그의 수위에서 다투었던 팀이다. 그 영광의 시간들과 헌신적인 서포터들의 노력이 지금의 팬 층을 만들었으리라.

 

우리는 인천을 선택했다. 누군가에게는 연고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인천이 만들어온 생존 서사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천은 우리에게 많은 승리를 선사해준 팀은 아니다. 극적인 생존을 예로 들며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짜 승자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천은 시즌 마지막에 웃었던 적이 많다. 1년을 울다가 시즌의 마지막 날 웃는 것도 웃는 것이라면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대체 무엇에 끌려 이곳에 왔는지 모르겠다. 내가 인천을 선택한 것인지, 인천이 나를 선택한 것인지도 헷갈릴 지경이다. 어쨌든 우리는 지금 그런 팀과 함께 하고 있다.

 

우리가 지나온 지난 시즌들을 돌아본다. 안팎으로 많은 잡음이 있었다. 성적은 수직낙하와 드라마틱한 반등을 거듭하며 아슬아슬한 생존을 반복해왔다. 이 생존의 동력에 대해 생각해본다. 구단은 과감해야할 때는 과감한 의사결정을 했다. 선수들은 패배에 지쳐있다가도, 진짜 위기에 맞서야 할 때는 용기를 내어 싸워왔다. 팬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진작 포기했다면 더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 의심도 해본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은 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성취를 느껴본 사람들이다. 어느 정도의 성공이 예상되는 싸움판에 기댄 사람들이 아니다. 정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이전투구 상황에 몸을 던져 결과를 가져온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리그의 저 수위에서 좀체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 팀들의 팬들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강하다' 라고. 기업의 자본으로 손쉬운 승리와 트로피를 따내온 팀들의 팬들은 우리가 느끼는 자부심을 죽을 때까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트로피를 따고도 경기력이 마음에 안 든다며 버스를 막아본 자들은 우리가 가지는 감정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질 것이 예상되는 싸움에도 이기기 위해 나서고 실제로 이겨 돌아온 사람들의 마음을 그들은 절대 느낄 수 없다. 인천은 나의 자존심이다. 일상의 영역에서도 나에게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준 팀이다. 끝내 이기고자 하는 나의 마음을 알아준 팀이다.

 

한 명의 팬으로서 나의 응원을 알아주고 나의 용기를 일깨워준 팀과 팬들을 위해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 한다.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팀이 1로빈을 승리로 마무리하는 것은 다가올 여름 대반격의 주춧돌이 될 것이다. 경기 날에는 폭우가 예상되고 수천 명의 원정팬이 매서운 함성을 지를 준비를 하고 있다. 팀은 나를 원한다. 나에게 요구하고 있다. 더 큰 응원과 함성을 내놓으라고. 선수들은 그동안 절체절명의 순간 더 강한 상대와 싸우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반드시 승리가 요구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그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이기든 지든 시즌이 끝날 무렵 팀은 언제나 우리의 강함을 증명해왔다. 폭우와 원정팬들의 함성 앞에 이제는 내가 도전해야 한다. S석에서 나의 함성을 더 보태려 한다. 금요일, 우리의 검푸른 바다에 비바람이 불면, 파검의 기를 높이 들어 올리자. 우리의 깃발이 승리를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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