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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서포터 이야기 (1) - 유럽 최초의 서포터 토르치다(Torcida)

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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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주 오래된 예전에 좋은 글들이 있어 몇개 퍼올까 합니다. 그중 첫번쨰로 토르치다의 유례에 대해 가져와 봤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pc통신 시대에 작성한 글입니다. 출처는 제일 아래 밝히겠습니다.  그럼 내용 재미삼아 봐주세요

 

안녕하세요? 행운의 Fortuna 이은호입니다.

서포터의 본고장 유럽. 과연 유럽 최초의 서포터는 누구일까? 서포터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가졌을 의문일 것입니다. 많은 주장들이 있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크로아티아 하유크 스플리트(Hajduk Split)의 서포터들입니다. 오늘은 이 하유크 스플리트와 그들의 서포터, 토르치다(Torcida)의 탄생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지중해 달마시아 지방에 자리잡은 스플리트는 과거 유고연방의 일부로 현재는 크로아티아에 속해있는 조그만 항구도시입니다. 홈팀 하유크 스필리트는 1911년 창단되었는데 그 탄생과정과 이름이 매우 독특하기로도 유명한 팀이죠.

당시 유럽에는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더비매치가 있었는데 바로 체코 프라하에서 1896년부터 시작되어 매년 열리는 S-S더비(스파르타 프라하(Sparta Prague)와 슬라비아 프라하(Slavia Prague)간에 벌어지는 경기)가 그것이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경기라 이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이를 위해 인접한 다른 동유럽 국가에서 구경을 올 정도였다고 합니다. 1911년 어느날 유고에서 프라하로 유학온 스플리트의 대학생들도 이 경기를 보게 되었는데 이들은 이날 얼마나 감동받았는지 바로 자기네 고장에도 저런 팀을 만들기로 결심을 합니다.

이렇게 해서 직접 선수도 뽑고 구장을 정하고 모든 준비를 끝냈지만 정작 팀에 어울리는 마땅한 이름을 짓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한참을 궁리해도 결론을 내지 못하던 이들은 고민끝에 한 교수를 찾아가 상담을 하게 됩니다. 교수는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는지 유고가 오토만 제국 통치에 있을때 달마시아 지방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의적단 이름-하유크(Hajduk)-를 추천해주었고 의외의 이름이었지만(우리로 치자면 '활빈당'이나 '녹두장군'쯤 되나요?) 이 이름만큼 달마시아 지방의 정서를 담고있는 이름도 없다는 생각에 모두가 찬성, 이렇게 해서 지금의 '하유크 스플리트(Hajduk Split)' 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하유크는 유고 정상의 팀으로 자리잡으며 명가로서의 명성을 쌓게 되지만 진정으로 유명해진 것은 이후 그들의 서포터, 토르치다가 생기면서부터입니다.

이제는 유럽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응원가, 현수막, 통천, 조명탄(flare), 그리고 원정응원까지... 그러나 모두 그 출발은 크로아티아의 이 조그만 항구도시 서포터, 토르치다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1940~50년에 오면서 유고 축구는 유럽 정상의 실력을 달리게 되었는데 이에 대한 스플리트 팬들의 사랑도 여기 못지 않게 열광적이었습니다. 이들은 유고는 물론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응원을 했는데 마침내 1950년, 월드컵이 열린 브라질로 최초의 장거리 원정단을 보내기 이릅니다. 비록 그 형태가 지금처럼 조직화된 '서포터'의 형태가 아니었지만 민속복장을 입고 응원하는 이들의 열정 하나만은 대단해서 유고팀이 있는 곳마다 이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유고에서는 '대한뉴스' 처럼 영화 시작전에 뉴스필름을 상영했는데 50년 당시의 필름에는 브라질 말라카냥 경기장에서 열렬히 응원하는 이들의 -다소 촌스러운- 모습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열성에도 불구하고 유고는 홈팀 브라질한테 2:0으로 져 아깝게 탈락하지만 이후 많은 사람들은 고향에 와서도 말라카냥 경기장에서 경험했던 브라질의 그 열광적 분위기를 두고두고 잊지 못했다고 합니다.

월드컵이 얼마 지나지 않아 원정에 참여한 사람들 중 자그레브에 유학중이던 스플리트 출신 학생들이 이런 분위기를 자기 홈경기에서도 다시한번 만들어보기로 결심합니다. 다가오는 레드스타 벨그라드와의 경기에서 실행에 옮기기로 이들은 자그레브에서 스플리트로 기차 두대 규모의 인원이 경기를 위해 귀향합니다. 그리고 레드스타 선수들이 숙소인 호텔 앞에 진을 치고 밤새도록 선수들이 잠을 자지 못하도록 노래를 부릅니다.

드디어 경기가 열리는 1950년 10월 29일, 운명적인 첫 서포트일. 마침 경기는 리그 챔피언이 결정되는 중요한 일전이었습니다. 학생들까지 가세해 수천명이 된 하유크 서포터들은 관중석에서 횃불을 밝힌며 목청껏 자신들의 팀을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웨이팀인 레드스타가 선취골을 넣었지만 난생 처음 당해보는 응원에 당황해하며 곧 하유크에 동점골을 내줍니다. 팽팽한 접전속에서 1:1로 경기가 끝나려던 후반 43분... 하유크의 스트라이커 베르나드 부카스(Bernard Vukas)가 꿈과 같은 결승골을 성공시킵니다.

몇분후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감격한 서포터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달려나왔습니다. 이들은 부카스를 등에 업은체 마을까지 승리의 행진을 하며 새로 지은 자신들의 이름, 토르치다(Torcida: 포르투갈어로 '횃불' 이라는 뜻-브라질에서는 포르투갈어를 사용하죠- 크로아티아 경기에 유독 조명탄을 많이 등장하는것도 이때문이라고 합니다)를 외치며 달려갔습니다. 바로 유럽 최초의 서포터, '토르치다'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끝.

Carmina Burana: O Fortuna 銀!

참고자료 : European Football, Dan Goldstein (The Rough Guide, 1997) 1000 Tips Europacup (Klartext, 1997)

출처:하이텔 축구동호회 이은호님

 

재미있는 서포터 유례에 대한 이야기들 시간이 될때마다 몇개 더 가지고 오겠습니다.. 

서포터에 대해 궁금하셨던분들 분명 계시리라 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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